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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費樞)는 파촉(巴蜀: 지금 四川 일대) 사람인데, 조정에서 치르는 회시(會試)에 참석하러 서울에 올라가 숙소를 정했다. 하루는 해질 무렵 한 부녀자가 찾아와 이렇게 하소연했다. “저 아무개는 그림을 그려 팔던 사람 딸인데, 시집간 뒤 지아비가 곧 죽었습니다. 살림이 몹시 가난하고 마땅히 돌아갈 곳도 없으니, 바라건대 선생님과 서로 의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비추는 완곡하게 대답하였다. “나는 례의에 어긋나는 짓을 범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신 내가 그대 아버지를 찾아, 그대를 데려가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는 그 녀자 모습을 알리면서, 사방으로 그 아버지를 수소문했다. 마침내 그 녀자 아버지가 나타나, 울면서 감사하고 딸을 데려갔다. 그해 비추는 과거에 급제했고, 관직이 태..
불가록(不可錄) 음욕 참음은 만고 제일에 등룡문
2022. 11. 12. 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