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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록(不可錄) 음욕 참음은 만고 제일에 등룡문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2. 11. 1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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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松江)에 사는 조씨(曹氏) 서생이 과거에 응시하러 서울에 올라갔다. 그런데 묵고 있던 집에 한 녀자가 찾아왔다. 이에 조씨는 깜짝 놀라, 그 녀자를 피해 다른 집으로 잠자리를 빌리러 나섰다. 길 가던 중간에 갑자기 등불이 나타나더니, 귀인 행차를 알리며 길을 비키라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행차는 그 부근에 옛 사당(古廟) 안으로 들어가, 북을 치며 마루 위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조씨는 사당 앞에 엎드려 조용히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이윽고 전당(殿堂) 위에서, 이번에 새로 치를 과거시험 급제자 명단을 큰 소리로 발표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제6등에 이르러 담당 관리가 아뢰었다.
“아무개는 최근 품행이 크게 어그러져, 하느님(上帝)께서 그를 명단에서 삭제하도록 분부하셨습니다. 누구로 보충해야 하겠습니까?”
그러자 신(神)이 이렇게 응답하였다.
“송강에 조아무개는 제 방에 찾아온 부녀자를 간음하지 않고 피해 나왔으니, 그 호연정기(浩然正氣)가 몹시 가상(嘉尙)하다. 그를 바로 이 자리에 끼워 넣어 주도록 하라.”
조씨는 이 말을 듣고 몹시 깜짝 놀라면서도, 내심 아주 기뻤다. 그런데 과연 그 과거시험에서 제6등으로 급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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