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고(唐皐)는 젊었을 적에, 등잔불 아래서 글공부를 하였다. 한번은 어떤 녀자가 그를 희롱하려고 손가락으로 종이 창을 두드리다가, 그만 잘못하여 찢어버렸다. 그러자 당고는 구멍을 종이로 때운 뒤, 스스로 이런 시구를 지어 써 붙였다.
“종이 창을 두드리다 찢은 구멍은 때우기 쉽지만,
搯破紙窓容易補
남에 음덕 덜어내는 흠은 수리하기 가장 어렵네.”
損人陰騭最難修
뒤에 어떤 스님이 그 집 문 앞을 지나다가, 좌우에 두 등이 걸리고 이 두 구절이 나란히 쓰여 있는 것을 보고는, 기이하게 여겨 그 연유를 물어 보았다. 그러더니 나중에 과연 당고가 장원에 급제하여 천하에 명성을 떨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