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공(文僖公) 도대림(陶大臨)은 나이 17세 때 준수한 용모로 향시(鄕試)에 응시하였다. 그런데 묵던 집에 이웃 처녀가 밤에 몰래 찾아 들었다. 세 번이나 찾아와 꾀는 것을 세 번 모두 물리치다가, 마침내 다른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헌데 새 거처에 주인은 전날 밤 꿈에 한 신선을 보았는데, 그 신선이 이렇게 일러주시는 것이었다.
“내일 한 준수한 선비가 올 텐데, 바로 장원감이다. 그가 세운 뜻이 어찌나 단정하고 굳세던지, 몰래 찾아 들어 유혹하는 녀자에게도 흔들리지 않아, 상제(上帝)께서 특별히 뽑으시었느니라.”
이튿날 주인이 자기 집에 찾아온 도(陶)선비에게 자기 꿈 이야기를 해주었다. 도공(陶公)은 더욱 스스로 분발하고 연마하여, 나중에 과연 과거에 장원 급제하고, 관직이 대종백(大宗伯)에까지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