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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목마하 대교서 살 떨어져나가 뼈 드러나다

새 책 소개. 고행두타 묘림스님 구도기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3. 1. 2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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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몹시도 무더웠습니다. 오후에 비로소 목마하牧馬河 대교大橋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보니 하늘에 막 비가 오려고 해서, 오체투지 예배를 더 이상 나가지 않았습니다. 어린 제자가 탁발하러 가고, 하늘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맨발로 가서 손수레를 밀었는데, 다리 위에는 세모난 돌이 매우 많아서, 발을 잘못 디디자 쭉 미끄러지며 주저앉았습니다. 제가 손으로 다리 난간을 붙잡았는데, 제대로 움켜쥐지 못하여 제 머리가 난간을 넘어서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중에서 황급히 몸을 반 바퀴 돌렸으나, 두 다리가 땅바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습니다. 다리 아래에는 온통 자갈과 모래 투성이였습니다. 다리가 땅바닥에 떨어질 적에, 제가 두 손으로 땅바닥을 밀어내자, 몸이 공중으로 치솟아 3m 가량 멀리 날아가 한 쪽 엉덩이로 땅바닥에 부딪쳐 앉게 되었습니다.

이때 수레도 다리 위에서 떨어져 내렸는데,?!?소리와 함께, 제가 방금 벗어난 그 자갈과 모래 무더기에 떨어졌습니다.

?히야! 몹시 위험했네. 조금만 늦었더라면 수레에 부딪쳐 죽을 뻔 했네.?

저는 한참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제 몸이 어떤지 생각이 났습니다. 고개를 살살 흔들어보니 문제가 없었습니다. 별 일이 없었습니다. 을 좌우로, 아래위로 흔들어 봐도 별 탈이 없었습니다. 왼 다리를 움직이자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른 다리를 움직이려 하니 움직이지가 않았습니다. 저는 좀 미묘하지 못한 것을 느꼈습니다.

아주 큰 힘을 써서 오른쪽 다리를 끌어당기려 했는데, 다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바지를 끌어당겨 다리를 보고서는, 몹시 놀라 멍청이가 되었습니다.

?이거 어떻게 된 거지? 발등부터 무릎 위까지 장딴지에 희고 흰 살들이 바깥으로 완전히 뒤집어졌잖아!??

저는 깜짝 놀라 겁에 질렸습니다.

?이렇게 큰 상처를 어떻게 치료하지? 어떻게 봉합하지? 그러나 내 몸에는 돈 한 푼도 없으니.?

이때 저는 상당한 공포를 느꼈습니다. 손으로 땅바닥을 짚고 가까스로 기었으나, 오른쪽 다리는 이미 마비가 되어서 쓸 수도 없고 기어갈 수조차 없었습니다.

?망했구나, 몸이 완전히 가버렸어.?

저는 가까스로 다리 기둥(교각) 옆까지 기어가서, 다리 기둥을 붙들고 가까스로 일어났습니다. 이때 찢어져 뒤집혀진 흰 장딴지 살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눈으로 보니 실처럼 보이더니, 발등까지 한없이 흘러내렸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재빨리 피를 멈춰야 한다고 알아차렸습니다. 만약 피(유혈)가 멈추지 않는다면, 생각할 수조차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뭘 가지고 피를 멈추지??

저는 손으로 교각을 붙들고 뱅뱅 돌았습니다. 한 줄기 한 줄기 핏줄기가 계속 땅 위로 흘러 뿌려졌습니다. 저는 몹시 당황하여 의원에 가서 인연을 요청할까 생각했습니다.

?안 돼, 내가 발원을 했잖아. 세속에 인연을 구하지 않기로. 그러나 만약 피가 너무 많이 흐른다면, 사람 목숨이 위험한데, 어쩌지? 집에 돌아갈까? 하지만 집이 어디 있어??

그저 탄식만 나올 뿐.

?아휴 이 방랑자 같으니…?

저는 피 흐르는 걸 멈추게 하지 못하자 눈물까지 쏟아졌습니다.

?안 돼, 나는 기어코 굳세게 버텨야 해. 어떤 방법을 생각해서라도 피를 멈춰야 해.?

저는 큰 외투에서 헝겊 한 조각을 찢어냈습니다. 그래서 무릎 위 부분을 단단히 묶었습니다. 그런데도 지혈이 안 되어, 피가 여전히 끊임없이 흐르자, 마침내 저는 호흡을 헐떡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숨 쉬는 데도 제법 힘이 들고, 심장 맥박도 더욱 빨라졌습니다.

저는 분명히 알았습니다. 출혈이 너무나 많은 줄! 땅바닥에는 온통 핏덩이로 얼룩졌습니다. 저는 제대로 지탱할 수조차 없어서, 그냥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문수보살님이시여, 정말 저한테 여기 목마하 대교 아래서 죽고 말란 말씀이십니까??

어린 제자가 돌아와서는 보고 몹시 겁에 질렸습니다. 저는 풍습風濕 고약膏藥이 조금 있는 게 생각나서, 제자한테 가져오라고 해서 손으로 떼어 상처에다가 붙였습니다. 모두 4장을 붙이고 나서,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의식을 잃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아마도 꿈결 같은데, 자상하신 로화상께서 제 머리를 탁탁 두드리며 말씀하셨습니다.

?생명은 무상하고 즐거움은 적은데, 고통은 많구나! 돌아가거라. 불쌍한 어린 아이여.?

제가 눈을 번쩍 뜨자, 온 몸은 불처럼 끓고 다리는 몹시 아팠습니다. 하늘은 천천히 밝아오기 시작했는데, 저는 일어나서 지팡이를 짚고 주위를 몇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단지 오른쪽 다리가 쓰기 좀 불편할 뿐, 절은 할 수 있으니, 그래도 괜찮아! 별 일 없어.?

마음이 한바탕 일자, 저는 또 오체투지 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른쪽 다리가 굽어지지 않지만, 저는 곧 오른쪽 다리를 길게 편 채로 절을 하며 나아갔습니다. 오체투지 순례는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비록 아주 느리지만 그래도 절하면서 나아갔습니다.

이튿날 다시 고열高熱이 났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까지 줄곧 고열이 계속 되었습니다. 저는 다리에 붙인 풍습고약이 별로 신통하지 않은 줄 알아차렸습니다. 한 장을 살짝 떼어보자, 한 바탕 비린내가 코를 후비고 들어왔습니다.

?아이고, 글렀다. 또 감염되었구나.?

제가 네 장을 모두 뜯어내자, 파리들이 금세 몰려들어 윙윙거렸습니다. 한번 보기만 해도 정말 기겁할 정도로 망가졌습니다. 살점은 밖으로 뒤집혀진 상태로, 희디 흰 뼈다귀가 앙상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다만, 여러 차례 죽음을 겪으면서 제가 이토록 성숙한 까닭에, 저는 아주 빨리 평정을 되찾고서,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고 안심시켰습니다.

?두려워마! 두 다리가 전부 없는 사람도 있잖아. 나는 단지 한 다리를 다쳤을 뿐이야. 마땅히 만족할 줄 알아야 해. 어떤 사람은 나보다 더 젊은 시절에 요절해서 갔어. 그런데 나는 아직도 살아 있잖아. 마땅히 기뻐해야 해!?

그래서 저는 단지 일 배 일 배 계속해 나가며, 오대산에 점차 가깝게 삼보 일 배를 계속했습니다.

?꿋꿋이 견뎌야 해!?

뜨거운 열은 조금도 가라앉지 않고, 오른쪽 허벅지는 나무처럼 마비되어, 파리 떼만 주위에 우굴 우굴 날아다녔습니다. 길가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코를 쥐어 잡으며 두런거렸습니다.

?정말 지독한 악취군! 세수도 안하고, 목욕도 안했어! 몸은 온통 파리를 불러들여!! 이 더러운 스님 같으니라고!!?

?그러나 내 마음 속 고통은 누구한테 말한단 말인가? 목구멍 아래로 삼킬 수밖에. 며칠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어린 제자는 제 이런 모습을 보고, 이내 시골 작은 진료소에 약을 얻으러 가서 말했습니다.

?저희 스승님께서 다리를 다치셨는데, 소염 약을 조금만 얻을 수 있겠습니까??

의사가 말했습니다.

?너희 사부님 다리는 망가져서, 어떻게 해도 좋아질 약이 없어. 통 아편이 있는데, 원한다면 두 조각 줄게. 원하지 않으면 그만이고.?

제자가 돌아와서 저한테 말했습니다. 저는?됐어. 필요 없어!?라고 대답했습니다.

?정말 한탄스럽구나! 세상 사람들이 착한 일을 하기가 이렇게도 어렵단 말인가! 당신 약을 이렇게도 내주기 어렵단 말인가! 이 또한 내가 원인 자리에서 복의 씨앗을 심지 않은 결과겠지.?

이때 이미 다친 지 닷새가 지났습니다. 눈앞이 한 바탕 캄캄해질 뿐, 몸은 조금도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한 가지 신념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한 걸음 나아가면, 오대산에 한 걸음 가까워진다. 매 한 걸음마다 이를 악물어 꿋꿋이 버티고 지탱하여 멈출 수 없구나. 신심이 있으니, 반드시 오체투지로 절하여 오대산에 이를 수 있을 거야.?

저녁에 이르러 쉴 적에, 저는 앉을 수조차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한 번 앉으면 일어날 수 없을까 두려웠기 때문에, 날이 샐 때까지 곧장 서서 밤을 지새웠습니다. 다시 절하기 시작하자, 한 바탕 한 바탕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습니다. 어떤 때는 제가 의식을 잃어버릴 정도였습니다.

어느 하루는 앞을 향해 절하고 있는데, 뒤에서 맹렬하게 다리가 제 엉덩이를 걷어차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3m 멀리 나가 떨어져서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귓가에?~~?하는 자동차 나팔소리를 듣고서 깨어났을 적에, 상처를 바라보니 살이 모두 시커멓게 변하고, 뼈 위에 누런 물이 흥건히 흘렀습니다. 상처에 병세가 몹시 악화된 것입니다.

아흐레째 되는 날, 저는 호흡하기도 몹시 힘들고, 대소변조차 통제할 수 없음을 알아차렸습니다. 저는 더 이상 희망이 없는 줄 알아차리고, 뭔가 마지막 부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날은 막 비가 내리고 나서, 하늘이 몹시 추웠습니다.

오대산 오대현五臺縣 경계까지 이르렀을 때, 붉고 붉은 나무 기둥에?오대현五臺縣?이라고 써진 글자가 보였습니다. 그 옆에는 한 그루 죽은 나무가 있는데, 그 안에는 문이 없는 수목신 사당이 있었습니다.

하늘이 막 어두워지는데, 저와 제 어린 제자는 서로 마주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마침내 내가 그를 보고 말했습니다.

?오대산까지 오체투지 순례를 내가 완성하지 못하는가 보다. 네가 내 옷과 발우를 가지고 오대산에 가서 이 순례를 완성하려무나. 너는 지금 아직 어리니, 네가 좀 더 큰 다음에, 나머지 세 산도 순례를 완성하거라.?

이 어린 제자는 학교에도 다니지 않고, 산골짜기에서 자라나서, 매일같이 바보처럼 배불리 먹고만 지냈습니다. 그래서 어떤 것이 좋은지 나쁜지 전혀 상관하지도 않았습니다.

그가 저를 물끄러미 쳐다보기에, 제가 이어서 말했습니다.

?이 사부는 출가한 이래 돈을 갖지 않겠다는 서원으로 계율을 지녔느니라. 그래서 모아둔 게 아무것도 없으니, 오직 이 옷 세 벌과 발우 하나만, 네가 잘 거두어 갖거라. 내 몸은 이제 누군가가 와서 잘 처리할 거야.?

마지막 부촉을 마친 뒤에, 나는 또 붓과 종이를 찾아서, 멀리 계시는 부모님께 서신 한 통을 남기고자 했습니다. 출가할 때를 기억하니, 마음이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러웠습니다.

?본디 생각하기를, 출가하면 능히 부처님 가르침을 위해서 무언가 할 줄 알았는데. 허나 누가 생각했겠는가? 오늘 이 모양 이 꼴이 될 줄을!?

눈물이 하염없이 뚝뚝 흘러내렸습니다.

?뭐라고 쓰지? 거짓말을 쓸까? 출국해서 어쩌고저쩌고. 안 돼!?

창자가 끊어질 듯했습니다.

?그래, 진실한 말을 솔직히 적자!?

저는 스스로 다잡고 정신을 차렸습니다. 옷깃으로 눈물을 훔치고 닦고 닦으며, 아래와 같이 서신을 써 내려갔습니다.

 

?존경하는 양친께 올립니다.

요 몇 년 사이 당신들 아들은 한 번 가서 소식이나 서신 연락 전혀 없었는데, 당신들은 지금 옥체 건강하십니까? 당신들의 불효자식 장녕長寧은 출가한 뒤로 줄곧 바깥에서 유랑했지만, 저 또한 당신들을 몹시 생각해왔습니다. 다만, 제가 아무런 성과나 공적도 없이, 이제 당신들을 대할 면목도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본디 출가를 하면, 뭔가 성취할 수 있으리라고 여겼는데, 누가 알았겠습니까?

오대산에 오체투지 순례를 하면서 몸이 크게 상처를 입어, 깨끗하지 못한 기운에, 자식은 더 이상 병마에 대항할 힘조차 없어서, 이렇게 말을 듣지 않는 몸뚱이를 더 이상 지탱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청컨대, 삼가 용서하십시오. 장녕은 또 한 차례 작별 말씀도 여쭙지 못하고, 영원히 결별합니다.

아버님, 어머님. 저는 몹시 살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부처님 법을 위해서 모든 것을 하고, 진정한 자아를 인식하고, 그래서 두 어르신께서 저를 양육해주신 은혜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저 스스로 윤회하는 가운데 있습니다. 저는 다시 인간세계에 와서 제 소원을 완성하여 당신들께 보답하겠습니다.

제가 바라옵건대, 당신들은 만년에 세월을 더욱 더 잘 진중하게 아끼십시오. 두 노인께서는 부처님 법에 대해 모두 깊은 신심이 있으니, 자식이 이별한다고 해서 부처님께 대한 믿음을 잃지는 마십시오.

저는 믿습니다. 당신들이 반드시 그 믿음을 굳세게 지켜 가시리라고. 이 몸뚱아리는 어떤 사람들한테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구도심求道心 있는 수행자한테는 정말로 너무도 보배롭고 귀중한 것입니다.

두 노장께서 만약 매일같이 부처님께 삼백 배를 올리신다면, 반드시 부처님의 가피력과 미묘한 즐거움을 그 가운데서 느끼실 겁니다. 자식인 저는 진심으로 정성껏 희망합니다. 당신들이 더욱 더 잘 당신들 옥체를 보존하시고, 전심전력으로 부처님을 뵈옵고 부처님께 예배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불효자식 장녕, 오대산에서 작별합니다.?

 

저는 이 서신을 다 쓴 다음, 제 신분증과 함께 싸서 가사 안에 넣어두었습니다. 옷 세 벌과 발우 하나를 잘 수습하여, 수목신 사당 안에 앉았습니다.

?수목신이여! 이제 잠시 당신 방을 빌려, 이 가짜 몸뚱이한테 작별을 고해야겠네.?

저는 다리를 틀어 앉고 수인手印을 맺은 다음,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았습니다.

 

떠도는 구름, 흐르는 물에 묘림 스님

맨발로 부처님께 오체투지 네 산 순례하려다

어찌할꼬? (남은) ! 몸 먼저 죽으니,

이제부터 즐거운 사바세계 사념하지 않으리!

 

일체, 일체 모든 것을 죄다 내려놓았습니다. 욕망이며 비감悲感이며 고통 등을 모두 내려놓았습니다. ……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지각知覺을 잃었습니다. 몽롱한 가운데 한 여신女神이 보였는데, 몹시 언짢고 못마땅한 모습이었습니다. 내가 보니 수목신樹神이 분명한데, 나한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착하신 묘림 스님! 즐거운 사바세계를 사념하지 않는다면, 당신 원력은 대체 어디로 갔나요? 원력願力이 업력業力을 크게 능가할 수 있나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나는 곧바로 게송을 고쳤습니다.

 

떠도는 구름, 흐르는 물에 묘림 스님,

맨발로 오체투지 네 산 순례하려 억념하니,

업장이 크지만 원력도 커서 몸이 죽지 않네.

이제부터는 즐거운 사바세계 잊지 않으리!

 

말을 마치고 눈을 번쩍 뜨자, 멀리 바깥에 등불이 비치는 게 보였습니다. 제 정신과 의지가 맑게 깨면서, 다리도 마비에서 풀리면서 몹시도 아픈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정말 기뻤습니다.

?또 한 차례 무상無常 한 가운데서 생명을 건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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