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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 2. (2) 다식고통 대치법 (多食苦對治)

새 책 소개. 부처님 마지막 가르침 유교경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3. 1. 15. 00:11

본문

다음으로 다식고통 대치법(多食苦對治)을 설합니다.

 

經曰:

汝等比丘! 受諸飮食, 當如服藥, 於好於惡, 勿生增減, 趣得支身, 以除飢渴. 如蜂採花, 但取其味, 不損色香. 比丘亦爾, 受人供養, 趣自除惱, 無得多求, 壞其善心. 譬如智者, 籌量牛力所堪多少, 不令過分以竭其力.

?비구 여러분! 갖가지 음식 공양을 받을 때는, 마땅히 약을 복용하듯 대해야 합니다. 좋은 음식이건 나쁜 음식이건, 더하거나 더는 마음을 내지 말고, 그걸 얻어먹어 몸을 지탱하고 굶주림과 목마름을 푸는 약으로 여기십시오. 마치 벌이 꽃을 찾아 빨되, 오직 꿀맛만 얻을 뿐, 빛깔과 향기는 건들지 않는 것처럼! 비구들도 또한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한테 공양 받을 때는, 오직 스스로 배고픈 괴로움만 제거하십시오. 분에 넘치게 많이 구해, 보시하는 사람의 착한 마음을 파괴해서는 안 됩니다.

비유하자면, 지혜로운 이는 소가 감당할 만한 힘을 헤아려 부리며, 분에 넘치게 욕심을 부려 소 기력이 바닥나도록 혹사하지는 않습니다.?

 

論曰:

2. (2) 많이 먹음(多食)은 삼매에 장애(三昧障)가 됩니다.

음식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육신 음식(身食: 段食)은 많이 먹으면, 안식하기 어려우며 선정禪定에서도 멀리 떨어집니다.

둘째, 마음(정신) 음식(心心數法食)은 욕계欲界와 서로 어긋나는 법 가운데서 방편으로 대치(方便對治)하여, 제일의심삼매第一義心三昧 가운데서 다하고, 무식삼매無食三昧를 성취합니다. 이러한 두 삼매는 여섯 공덕을 성취하는데, 경문經文에서 차례로 설합니다.

1) 받아씀을 다스리는 공덕을 성취함(受用對治功德成就)은?汝等比丘, 受諸飮食, 當如服藥?입니다.

2) 평등하게 관조하는 공덕을 성취함(平等觀功德成就)은?於好於惡, 勿生增減?입니다.

3) 구경에 다스리는 공덕을 성취함(究竟對治功德成就)은?趣得支身, 以除飢渴?인데, 이는 평등법신平等法身이 평등관平等觀을 섭수해 궁극究竟에 기갈飢渴이 없음을 나타냅니다.

【절요】약은 병을 치료하기에 취하므로,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습니다. 음식을 약으로 삼아 기갈飢渴이란 병을 제거함도 또한 마찬가지니, 좋은 음식이라고 마음을 더 내어 탐착해서도 안 되고, 나쁜 음식이라고 마음을 거두어 싫어해 저버려서는 안 됩니다. 뜻(목적)이 기갈을 해소함에 있지, 진미珍味를 취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주】지탱(支)함은 유지(持)함이니, 몸을 유지하면 족하지, 맛을 탐하는 게 아닙니다. 이른바 형체가 메마름을 치료하기 위하여 애오라지 곡기穀氣를 접합니다.

 

4) 평등하게 관조하는 공덕에 비슷한 성취를 뚜렷이 나타냄(顯示平等觀功德相似成就)은?如蜂採花, 但取其味, 不損色香. 比丘亦爾.?인데, 여기서 훼손하지 않음(不損)은 무너지지 않는 법을 관조함(非壞法觀)을 나타냅니다.

【절요】벌은 비구를 비유하고, 꽃은 공양 받음을 비유하며, 맛을 취함은 기갈 고뇌를 제거함을 비유하고, 빛깔과 향기를 망가뜨리지 않음은 착한 마음을 망가뜨리지 않음을 비유합니다.

【보주】이 풀이는 비구가 자기 착한 마음을 망가뜨리지 않음을 말합니다.

 

5) 헛되이 받지 않는 공덕을 성취함(不虛受功德成就)은?受人供養, 趣自除惱?입니다.

6) 때를 아는 공덕을 성취함(知時功德成就)은?無得多求, 壞其善心?인데, 많이 구하면(多求) 심법心法과 심수법心數法의 수많은 삼매공덕三昧功德이 눈앞에 나타나지 않음을 일깨워줍니다.

【절요】많이 구하고 오래 탐하는 탓에 착한 마음을 망칩니다.

【보주】여기서 망치는 건, 저 보시자의 착한 마음을 망치는 것입니다. 만족할 줄 모르고 요구하므로, 보시자가 지치고 물러나는 마음을 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 당시에 비구들이 마을을 지나는데, 사람들이 문을 꼭 걸어 잠근 사연이 이것입니다. 위아래 문맥을 살피면 더욱 분명합니다.

【강의】십송률十誦律에 보면, 부처님이 1250제자들과 왕사성에 모여 있을 때, 대중이 함께 걸식하러 몰려가면 거사들이 두세 비구한테 음식을 주고서,?이렇게 많은데 누가 다 밥을 줄 수 있겠는가??라며 문을 닫아버려, 뒤에 간 비구들은 걸식을 못해 고뇌한 사연이 나옵니다. 또 부처님이 사위성에 계실 적에, 투란난타 비구니는 자기가 걸식하는 집에 제자들도 차례로 들어가 걸식하라고 시켰는데, 두세 명이 계속 뒤따라 들어가자 시주는 이렇게 불길한 비구니들한테 누가 다 밥을 줄 수 있겠느냐고 문을 닫아버렸답니다.

이 여섯 가지 공덕 가운데, 제1, 제5, 제6 공덕성취는 소식삼매少食三昧를 나타내고, 나머지 세 공덕성취는 무식삼매無食三昧를 나타냅니다.?籌量牛力?등은 때를 아는(知時) 법을 비유합니다. 여기서?知時?는 방편으로 때를 헤아리고(方便時計挍), 때에 상응하게 성취함(成就時相應)을 알리면서, 많이 먹는 허물(多食過)을 일깨웁니다.

【절요】소는 무겁게 질 수 있지만, 분수에 넘치게 짐을 지면 힘이 바닥납니다. 비구가 보시를 받음에 맛있는 음식을 많이 구하면 그 도를 망칩니다.

【해설】많이 먹으면(多食) 삼매에 장애가 되므로, 다섯 관조(五觀)로 다스립니다. 첫째?當如服藥?은 수용대치관受用對治觀이고, 둘째?勿生增減?은 호오평등관好惡平等觀이며, 셋째?支身除飢渴?은 구경대치관究竟對治觀이고, 넷째?如蜂採花?등 앞에 비유를, 뒤에 법(先喩後法)을 설한 구절은 불손자타관不損自他觀이며,?譬如智者, 籌量牛力?등 구절은 지량지시관知量知時觀입니다.

의약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쓰고, 음식은 굶주림을 치료하기 위해 먹습니다. 진실로 굶주림을 치료하면 그만이지, 어찌하여 좋은 음식이라고 탐욕심으로 더 먹고, 나쁜 음식이라고 진에심으로 덜 받는단 말입니까?

?趣?는 재량으로 취함(裁取)을 뜻하고,?支?는 지지(支持: 지탱, 유지)를 뜻합니다. 벌은 비구를 비유하고, 꽃은 공양을 비유하며, 맛은 이를 빌려 도를 닦아 번뇌를 제거함(借此修道除惱)을 비유하고, 빛깔과 향기는 나와 남에 선량한 마음을 비유합니다.

식탐食貪으로 많이 구하면, 자신의 삼매 선업을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또한 시주의 선심도 손상시킵니다. 소가 비록 무거운 짐을 질 수 있지만, 분에 넘치게 많이 짊어지면 기력이 바닥납니다. 이 비유는 비구가 비록 인간 세상에 뛰어난 복전福田이지만, 탐욕심으로 공양을 많이 받으면, 그 도덕이 저절로 붕괴함을 상징합니다.

【강의】소의 해 기축己丑년에 수백만 사람의 심금心琴을 울린 영화 <워낭소리>에 보면, 마흔 살 먹은 늙은 소가 기력이 바닥나지 않도록, 여든 살 먹은 주인 영감이 땔감을 지게에 나누어 짊어지고, 소와 나란히 걷는 모습이 나와 무척이나 감명 깊었습니다. 어떤 이는 이 모습을 보고 주인 영감을?성자聖者?로 느낀다고 했습니다. 욕심을 절제할 줄 아는 계율과 경험지혜가 참 돋보여, 수행에 승속僧俗이 따로 없음을 실감했습니다.

근데 저는 지천명知天命 나이가 다 된 지금 제 언행을 스스로 되돌아보면, 부끄럽고 창피하여 도저히 부처님《유교경》을 번역할 자신과 자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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