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꼭 아미타부처님의 극락정토만 염원하는가?
세 번째 의문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의 정토(불국토)는 그 법성(法性)이 평등하며, 그 공덕 또한 똑같은 줄 압니다.
따라서 수행자는 그러한 일체 공덕을 두루 생각하면서 일체의 불국정토에 왕생하길 염원해야 할 텐데, 어찌하여 지금 꼭 한 부처님(아미타부처님)의 극락정토만 외곬으로 구한단 말입니까? 이는 평등성과 어긋나는 것이니, 어떻게 정토에 왕생하겠습니까?
답변
시방세계의 일체 불국토는 진실로 모두 평등하오. 다만 우리 중생들은 근기가 둔하고 마음이 혼탁하며 산란스러운 자가 많소. 그래서 만약 오로지 한 마음으로 한 경계를 붙들어 잡지 않는다면, 삼매(三昧)가 이루어지기 어렵다오.
오로지 아미타불만을 사념(염송·염원)함이 곧바로 일상삼매(一相三昧)라오. 마음을 오롯이 모으기 때문에, 그 불국토에 왕생하게 되는 것이오. 그래서 『수원왕생경(隨願往生經)』4)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4) 수원왕생경:원명은 『불설관정수원왕생시방정토경(佛說灌頂隨願往生十方淨土經)』으로, 원하는 대로 시방 정토 어느 곳이나 왕생할 수 있음을 설하신 경전. 보광보살의 질문 청법에 답한 형식으로 되어 있어 『보광보살경(普廣菩薩經)』으로 부르기도 함. 동진(東晋) 때 백시리밀다라(帛尸梨密多羅)가 한문으로 옮김. 『불설관정경(佛說灌頂經)』의 제11권임.]
“보광보살(普廣菩薩)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시방세계에 모두 정토(淨土: 불국토)가 널려 있는데,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에 오직 서방 아미타부처님의 극락정토만 내세워 찬탄하시며, 오롯이 아미타부처님에 전념하여 극락 왕생하라고 권하십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 보광보살한테 이렇게 답하셨다.
‘염부제 중생들은 마음이 매우 혼탁하고 산란하나니, 이러한 까닭에 서방 한 부처님 정토만을 내세워 찬탄하느니라. 모든 중생들한테 마음을 한 경계[一境: 나무아미타불 명호]에 오롯이 집중(전념)하여 정말 아주 쉽사리 정토에 왕생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줌이니라. 만약 일체의 모든 부처님을 전부 다 사념할 것 같으면, 념불의 경계(목표)가 너무 넓어서 마음이 산만해지고 삼매가 이루어지기 어려우며, 따라서 정토에 왕생할 수 없기 때문이니라.”
또한 한 부처님의 공덕을 구한다고 해도, 일체 부처님의 공덕과 전혀 차이가 없소. 부처님 법의 성품이 한결같이 똑같기 때문이오. 이러한 까닭에 아미타부처님을 사념(염송)함이 곧바로 일체 부처님을 사념(염송)함이며, 한 (극락)정토에 왕생함이 또한 곧 모든 부처님의 정토(불국토)에 왕생함이 되오.
그래서 『화엄경』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一切諸佛身 일체 모든 부처님의 몸은
卽是一佛身 곧 한 부처님의 몸이니,
一心一智慧 한 부처님의 마음이고 지혜이며,
力無畏亦然 위신력과 무외심 또한 그러하네.
또 이렇게 말씀하셨소.
譬如淨滿月 비유하자면 맑고 둥근 달이
普應一切水 모든 물에 두루 비치듯,
影像雖無量 물 속 그림자 비록 수없어도
本月未曾二 본래 달은 결코 둘이 아닐세.
如是無巫智 이와 같이 걸림없는 지혜로
成就等正覺 위없는 바른 깨달음 이루신 분
應現一切刹 일체 국토에 두루 모습 나토시어도
佛身無有二 부처님 몸은 본디 둘이 아닐세.
지혜로운 이는 비유로써 이해하고 깨닫는다오. 지혜로운 이여! 그대는 일체의 달 그림자가 곧 한 달의 그림자이고, 거꾸로 한 달의 그림자가 곧 일체 달의 그림자인 줄 깨닫겠소?
달과 그림자가 둘이 아니지 않소? 만약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한 부처님이 곧 일체의 부처님이시고, 거꾸로 일체의 부처님이 곧 한 부처님이신 줄도 아시겠구려. 법신(法身)은 본디 둘이 아니기 때문이오. 이러한 까닭에 한 부처님을 치열하게 지성으로 염송할 때, 곧바로 모든 부처님을 염송하는 것이라오.
네 번째 의문
한 부처님의 정토에 왕생하길 염원하는 것이 모든 부처님 정토에 왕생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면, 시방세계 수많은 불국토 가운데 자기 마음대로 어느 한 부처님의 정토를 염원하여 거기에 왕생하면 될 텐데, 어찌하여 그렇게 하지 않고, 하필 아미타불만 염송해야 된다고 외곬으로 주장하십니까?
답변
우리 범부 중생들은 지혜가 없기 때문에, 감히 독단해서는 안 되고, 부처님 말씀을 오롯이 듣고 따라야 하오. 그래서 아미타부처님만 염송하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이오.
그러면 어째서(어떻게) 부처님 말씀을 듣고 따른단 말이오. 위대하신 스승 석가모니부처님께서 한평생 설법하신 걸 보면, 거룩하신 가르침 곳곳에서 오로지 중생들한테 일심전념으로 아미타불만 염송하여 서방 극락세계에 왕생하라고 간곡히 권하셨소.
예컨대 『무량수경(無量壽經)』이나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 『왕생론(往生論)』 등 수십여 부의 경전과 론장(論藏)들에서 한결같이 서방 정토에 왕생하라고 은근히 가르치고 간곡히 당부하셨소. 그래서 아미타불만 외곬으로 염송하라고 내세우는 것이오.
또 아미타부처님께서는 특별히 대자대비하신 48대 서원을 세워 우리 중생들을 이끌어 맞이하고 계시오. 그리고 『관무량수경』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소.
“아미타부처님은 팔만사천 상(相)을 지니셨는데, 하나하내 상마다 각각 팔만사천 호(好)가 간직되었고, 하나하내 호마다 각각 팔만사천 광명(光明)을 나토시어, 모든 법계의 념불하는 중생들을 두루 비추시면서,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거두어들이시니라. 그래서 만약 아미타불을 염송하기만 하면, 그 착한 근기와 정성이 부처님의 서원과 서로 감응(感應)하여 틀림없이 극락 왕생하느니라.”
또 『아미타경』이나 『대무량수경』·『고음왕다라니경(鼓音王陀羅尼經)』 등에서도 이르기를,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이들 경전을 설법하실 때, 한결같이 갠지스 강(恒河) 모래알 수만큼 많은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들께서 각각 그 혀를 길게 드리우시어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뒤덮으신 채, “일체 중생이 아미타불을 염송하면, 부처님의 대자대비하신 본원력(本願力)의 가피를 받잡기 때문에, 결정코 극락세계에 왕생하게 된다”고 증명하고 계신다고 말씀하셨소.
우리는 아미타부처님이 우리 사바세계와 자못 각별한 인연이 있으심을 알아야 하오. 어찌 그런 줄 아는고 하면, 『무량수경』에 “말세(末世)에 부처님 법이 소멸하는 때, 특별히 이 경전만 세상에 백 년간 더 남겨 두어 (인연 있는) 중생들이 저 극락정토에 왕생할 수 있도록 이끌어 맞이하리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오. 그래서 아미타부처님께서 이 사바세계의 지독히 혼탁하고 사악한 중생들과 자못 각별한 인연이 있으심을 알 수 있다오.
물론 그 밖의 다른 부처님들의 모든 정토도 한두 경전에서 중생들한테 거기에 왕생하길 발원하라고 대략 권하고는 계시오. 그렇지만 아미타부처님의 극락정토처럼 수많은 경론(經論)이 도처에서 고구정녕으로 은근하고 간곡하게 왕생하길 전하시는 불국토는 전혀 없소.
【옮긴이 보충 해설: 청화(淸華) 큰스님께서도 념불 법문을 하시는 가운데, 기독교는 하나님(天主님, 예수님) 한 분만 계셔서 오로지 믿고 기도하기가 쉬운데, 불교는 부처님의 수많은 공덕을 형상(상징)화한 명호가 너무도 많아 일반 불자들이 일심전념으로 오롯이 기도하고 수행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하시면서, 되도록이면 총 대명사격인 ‘나무 아미타불’ 념불로 집중하는 편이 좋겠다고 거듭 역설하셨습니다.
비유하자면, 한겨울의 여린 햇볕도 돋보기로 초점을 모으면 불을 지필 수 있지만, 한여름의 뙤약볕도 그냥 놔두거나 분산시키면 별로 뜨겁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정신력, 생명의 에너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무 아미타불’의 돋보기로 초점을 맞출 때, 지혜 광명의 불도 쉽게 지피고, 극락 왕생의 길도 훤히 뚫릴 것입니다.
그래서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이라는 속담도 있지 않습니까? 일심불란(一心不亂)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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