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도용(唐陶鎔) 여사에 대한 답신
당도용(唐陶鎔) 여사 보시오.
그대의 남편이 폐병으로 죽으면서 게다가 실명(失明)까지 했다니, 아마도 병중에도 동침[房事]을 끊지 않았기 때문인 듯하오. 어떠한 질병에 걸리든 간에 모두, 우선 동침을 끊는 것이 근본 치료법의 필수 요건이오. 그렇지 않으면 신의(神醫)라도 별 효험을 보기 어려울 것이오.
그대가 의술을 펼친다면, 질병이 완전히 치유되어 건강을 회복하기 전에는 절대로 동침하지 않는 것을 제일 절실하고 중요한 급선무로 삼아야 하지 않겠소? 더구나 폐병은 조용히 요양[靜養]하고, 무엇보다도 늘 관세음보살 성호(聖號)를 염송하여야만 빨리 나을 수 있을 텐데…. 그대의 남편도 의술을 직업으로 가졌으면서, 병중에도 념불을 일삼지 않은 채, 그럭저럭 한가하게 시간만 보내는 사람처럼 진실한 신심조차 없었단 말이오?
그래서 결국 한 집안 식구가 하루아침에 그대가 아니면 생계조차 꾸려나갈 수 없는 형편에 이르고 말았구료! 그대 남편이 아마도 진짜 념불 법문을 아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여, 안타깝게도 그저 일심으로 참선만 일삼았던 것 같소. 가령 한 마음으로 념불에 전념했더라면, 폐병도 낫지 않고 게다가 실명까지 되는 최악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오. 그대마저 남편을 따라 죽는다면, 식구가 모두 살아갈 수 없을 테니, 그 허물이 무척 크게 되오.
이제 유룡(由龍) 거사의 인도로 그대가 불도(佛道)에 진정으로 들어오게 되었으니, 마땅히 주위 사람들을 이끌어 삿된 짓을 고쳐 바른 길로 되돌아 오도록[改邪歸正] 힘써야 할 것이오. 그리하여 념불로 극락 왕생을 기원하도록 일러 주는 것이 부처님의 은혜와 선지식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오. 정토 법문을 닦아 극락 왕생하는 길이 제일 중요한 일이오.
그대는 『문초(文崇)』의 내용에 따라 수행하면 될텐데, 어찌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찾아와 나를 꼭 보려고 하시오? 나를 보아 봤자 역시 문초 안의 내용을 말할 뿐인데. 불법(佛法) 가운데는 절대로 비밀스럽게 감추고 전해 주지 않는 내용은 없소. 또한 반드시 친히 입으로 말해 주고 마음으로 전수해 주어야 할 일도 없소. 혹시 삿된 외도(外道) 가운데, 근본상의 도리는 없으면서 은밀히 감추고 전해 주지 않은 채, 사람들에게 그 도(道) 안에 들어와야 가르쳐 준다고 꾀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오. 만약 숨김없이 공개한다면, 사람들이 모두 그 도가 별볼일 없는 줄 알고 따라 들어가지 않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대는 마땅히 의술 펼치는 일에 전념하고, 남들 가르치는 것을 겸직하지는 마시오. 정말로 의술에 마음을 다하자면 오히려 한시가 부족할 판인데, 어느 겨를에 또 남들을 가르칠 수 있단 말이오? 착실하고 진지하게 하자면, 모름지기 정신을 쏟아야 하는 법이오. 그러지 않다가는 남의 귀한 자녀들을 그르치기 쉽소. 그러니 내 말을 듣고 한 가지 일만 전문으로 하기 바라오.
그리고 모름지기 념불에 열심히 치중해야 되오. 그러면 부처님의 자비 가피로 의도(醫道)가 반드시 크게 펼쳐지게 될 것이오. 단지 남을 이롭게 하겠다는 뜻만 굳게 지키고, 행여라도 큰돈 벌기를 바라는 마음일랑 품지 말아야 하리다. 그리하여 그대가 행하는 의도(醫道)에 잘못이나 실수가 없게 되면, 사람들이 모두 그대를 믿고 따를 것이 아니겠소? 그때 사람들에게 채식하면서 념불하라고 일러 준다면, 사람들이 틀림없이 그대의 가르침에 따라 즐겨 실행할 것이외다. 이러한 의술이 바로 예술[藝]이고, 또 도(道)에 가깝게 나아가는 것이오. 이것이 의술로써 불법을 널리 펼치는 올바른 길이자 기본 규칙이라오.
어떠한 질병이 걸린 사람이건 모두 일 년간만 동침을 끊도록 타이른다면, 얼마나 많은 목숨이 죽음을 면하게 될지 정말 모르오. 그렇게 중생의 목숨을 건진 공덕은 오직 부처님만 알 수 있다오. 이 점 지혜롭게 살피길 기원하오.
또 여인이 해산할 때, ‘관세음보살’ 성호를 염송하면 결코 고통이 없을 것이오. 설사 난산으로 죽을 지경이라도, 일념으로 염송하면 평안히 몸을 풀 수 있소. 하물며 어려서부터 늘 염송하면 오죽하겠소? 그리고 여자는 어려서부터 부모가 화내지 못하도록 가르쳐서 부드럽고 온화하며 자애롭고 선량한 성질을 길들여야 하오. 그러면 한평생 받는 유익함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오.
그렇지 않아 성질이 거칠고 급하면, 시집가기 전에도 비록 많지는 않지만 괴로운 일이 있게 되오. 월경 때 크게 화를 내면 월경이 멈추거나 하혈(下血: 血崩)할 염려가 있지요. 또 시집간 뒤 큰 화를 내면, 낙태(유산)하거나 태아의 성격이 거칠고 급하게 물들 수 있다오. 애를 낳은 후 젖 먹이면서 화를 크게 내면, 아이가 그 젖을 먹고 즉사하거나 하루 이틀 지난 뒤 죽을 수도 있고, 죽지 않으면 병치레를 자주 할 것이오.
이 점은 중국의 고금 명의들이 전혀 언급한 적이 없는데, 근래에 알려진 리치이니, 모든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 미리 생명을 구제하도록 힘써야 하겠소. 의사들은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소. 그 공덕이 막대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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