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전(張德田) 거사에 대한 답신
덕전(德田) 거사 보시오.
자식을 구하는 길을 사람들은 대부분 거꾸로 가고 있소. 그대가 몸이 건장하며 성품이 어질고 착하면서 복록과 지혜와 수명 세 가지를 모두 갖춘 자식을 얻고자 한다면, 모름지기 내가 알려 주는 대로 따라 하여야 뜻을 이룰 수 있소.
세상 사람들은 자식이 없으면, 대부분 첩이나 소실을 거느리고 정력강장제를 끊이지 않고 먹으면서 동침[房事]을 일삼지요. 그러나 이는 일찍 죽는 첩경일 뿐, 결코 자식을 구하는 올바른 방도가 아니라오. 요행히 자식을 얻는다고 할지라도, 마치 쭉정이 나락을 씨 뿌리는 것과 같아서 싹이 제대로 나지도 않거나, 싹이 튼다고 할지라도 제대로 자라서 익기 어렵소.
제일 중요한 것은, 우선 반년이나 적어도 백 일 이상 동침을 끊는 일이오. 물론 그 기간은 길수록 더욱 좋소. 이 사실을 아내에게 잘 설명해 주고, 서로 이러한 관념으로 각기 다른 방에 별거하는 거요. 만약 방이 많지 않으면 반드시 별도의 침대를 사용하시오. 평소에 아내를 절대로 아내로 생각하지 말고 누이로 여기며, 한 순간의 삿된 생각도 감히 일으키지 않아야 할 것이오.
몸을 충분히 보양한 뒤, 아내가 월경이 깨끗해지기를 기다렸다가, 모름지기 날씨가 맑고 밝으며[淸明] 길하고 상서로운[吉祥] 날짜를 택해 밤에 한 번 동침하면 반드시 임신하게 될 것이오. 그 뒤로는 완전히 동침을 끊어야 하오. 적어도 아기를 낳은 뒤 백 일은 지나고서야 바야흐로 다시 동침할 수 있소.
아내가 아기를 가진 뒤, 한 번 동침을 할 때마다, 아기보[胞]가 한 번씩 더 두터워지고, 태독(胎毒)도 한 차례씩 더 무거워지는 법이오. 게다가 자궁이 자주 열리기 때문에, 낙태나 유산을 초래할 수도 있소. 이러한 금기(禁忌)는 사람들이 대부분 잘 모르고, 설령 아는 사람이 있다손 치더라도 이를 잘 따르려 하지 않는다오. 그래서 더러는 아이를 낳지도 못하거나, 낳더라도 아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허약하게 시름거리다가 요절하는 경우가 많소. 자기가 마음을 잘 쓰지 못하는 줄은 모르고, 도리어 운명이 좋지 못하다고 투덜거리며, 또 다시 동침을 항다반사로 일삼는 게요. 매일같이 동침하면 죽지 않는 것만도 천만 다행으로 알아야 해요.
또 마음을 자비롭고 선량하게 지니며, 남을 이롭게 하고 만물을 이롭게 하여야 하오. 남과 만물을 이롭게 하는 데에 반드시 돈을 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오. 좋은 마음을 품고 좋은 말을 하여 좋은 일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오. 무릇 이익이 되지 않는 마음과 말과 일은, 한결같이 품지도 말고 입 밖에 내지도 말며 몸으로 행하지도 않는 거요. 온몸이 모두 태평스럽고 온화한 원기[太和之氣]로 가득하면, 저절로 생기(生機)가 발랄하게 피어나는 법이라오.
또 모름지기 지성으로 ‘나무 관세음보살’을 염송하는 버릇을 들여야 하오. 많이 염송할수록 더욱 좋겠지요. 아침저녁으로 보살상 앞에 예배(禮拜) 드리면서 어느 정도 염송하고, 그밖에 다니고 머물고 앉고 눕는 모든 생활 속에서도 수시로 잘 염송하는 거요. 잠들 때까지도 염송하는 것은 좋지만, 마음에 공경을 잘 간직해야 함은 물론이오. 속옷은 차려 입어 알몸을 드러내는 일이 없어야 하고, 이때는 소리를 내지 않고 묵송하는 것이 좋겠소. 묵송할 때 만약 글자가 너무 많아 잘 염송하기 어려우면 ‘나무’ 두 글자는 생략하고 ‘관세음보살’ 다섯 글자만 염송해도 괜찮소. 백의주(白衣呪)는 염송해도 좋고 염송하지 않아도 무방하오.
그대 자신이 이와 같이 마음을 가지고 일을 하며 염송함은 물론, 그대의 아내에게도 이와 같이 마음을 가지고 일을 하며 염송하도록 일러야 하오. 아이를 낳을 때까지 이렇게 계속하는데, 출산 때에는 속으로 묵송해서는 안 되고 소리 내어 염송하여야 되오. 옆에서 돌보는 사람들도 함께 큰 소리로 염송하여 힘껏 도와주면, 고통이나 난산이 없는 분만을 보장할 수 있소. 특히 해산 때에는 묵송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아기를 힘껏 몸 밖으로 내보내는데 속으로 염송하다가는 자칫 호흡조절 잘못으로 병을 얻을 염려가 있기 때문이오.
그리고 여인은 일단 아기를 가지게 되면 화를 내서는 안 되오. 화를 크게 내면 낙태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난폭한 분노(忿怒)의 기운이 태아에게 물들어 자식의 심성이 흉악해지기 쉽소. 또 아이에게 젖을 먹일 때에는 반드시 심기(心氣)가 평화로워야 하오. 만약 화를 크게 내면 젖이 독으로 변하여 심하면 즉사하거나, 반나절이나 하루 만에 죽게 만들 것이오. 화를 적게 내면 독도 약해 비록 죽기까지는 않지만, 병에 걸리기 쉽소. 그래서 화 내기 좋아하는 여인의 아이들은 죽는 경우도 많고 병치레하는 경우도 많다오. 이는 자기가 몸소 젖을 먹이거나 유모를 들여 대신 먹이거나 모두 한가지요.
혹시라도 크게 화를 낸 경우에는, 절대로 젖을 아이에게 물려서는 안 되오. 반드시 그 자리에서 바로 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 마음과 기분을 차분하고 온화하게 가라앉힌 뒤, 적어도 반나절은 지난 다음에 젖을 주어야 하오. 젖을 물릴 때에도 먼저 젖을 반 잔 이상은 짜내 버리고, 젖꼭지를 깨끗이 씻은 뒤 젖을 주어야 별 탈이 없게 되오. 만약 마음속에 아직도 화가 들끓고 있다면, 하루 동안 젖을 먹여서는 안 되오. 그냥 젖을 물리는 경우에는, 죽지 않으면 큰 병에 걸릴 것이오.
이러한 사정은 고금의 의약 서적들이 전혀 밝히지 못한 내용인데, 최근에야 보고 들어 비로소 그 재앙을 알게 되었소. 여자는 모름지기 어려서부터 부드럽고 온화하며 겸손하도록 배우고 익혀야 하오. 그래야 나중에 아이를 낳을 때 낳기도 쉽고 낳은 아이가 반드시 착하며, 또 죽거나 병들지 않고 잘 자라게 되기 때문이오. 무릇 아이들이 어려서 죽거나 병드는 것은 절반 이상이 모두 그 어머니가 화를 내기 때문이고, 나머지 절반 이하는 자기가 전생 업장으로 운명이 나쁘게 타고난 때문이라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젖이 독으로 변해 죽인 아이들이 갠지스 강[恒河]의 모래알 수보다 몇 배나 더 많은지 모르겠소. 그러니 슬프지 않겠소?
그대가 어버이를 기쁘게 해 드리려고 하기 때문에, 내가 그대에게 자세히 이야기해 주는 거요. 그대 어머님께 채식하며 념불하여 극락 왕생을 발원하도록 권해 드리고, 그대와 그대 아내도 또한 그렇게 행하여야 할 것이오. 지혜롭게 살피길 바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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