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생·녕생 형제 보시오 2
보내온 편지 잘 받았소.
세상의 자녀된 자들이 어버이를 림종 때 우물에 밀쳐 넣고 돌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오. 그대 형제들이 내 말을 듣고 아버님이 극락 왕생하도록 도와드린 것이야말로 진짜 효도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림종 때에는 한결같이 이처럼 념불 조력해 드려야 함을 알아야 하오.
숨이 끊어진 후 최소한 3시간 동안은 그 신체를 건드리지 말고, 념불 소리를 그치지 말며, 비애와 통곡을 하지 말아야 하오. 그 시간은 길수록 더욱 좋지만, 사리를 잘 모르는 보통사람들의 경우 너무 길면 따라 행하지 못할까 염려해, 최소한 3시간으로 정한 것이라오. 정신의식이 또렷하지 않을 때는 대비수(大悲水)를 마시면 곧 또렷해질 수 있소.
정말로 부처님의 위력이 불가사의하고, 불법의 위력이 불가사의하며, 중생의 마음(즉 정성) 힘이 불가사의한 줄 알게 되오. 오택남(吳澤南)의 어머님이 림종 때 혀가 굳어 움직이지도 못했는데, 택남이 대비수를 혀끝에 적셔 드리니 금방 혀가 부드러워져 념불을 할 수 있었다오. 평소에는 소리가 아주 작았는데, 그때에는 계속 큰 소리로 세 번 념불한 뒤에 돌아가셨다는 거요.
그대 아버님의 림종 모습이 정말로 거짓 꾸민 게 아니라면 극락 왕생은 틀림없소. 보통사람은 죽자마자 열기(熱氣)라고 하나도 없이 몸이 금방 차게 굳어져 버리는데, 념불하는 사람은 며칠 동안 굳어지지 않는 일이 흔하다오.
사람이 죽은 후 며칠 지나 그 영혼이 집에 한 번 되돌아온다는 회살(回煞)은 세속의 견해며, 절에서 죽은 사람에게는 이러한 회살의 일이 전혀 없소이다. 우리 고향에서는 출앙(出殃)이라고 불렀소. 념불하는 사람은 극락 왕생하기 때문에, 세속 사람들을 맹목적으로 따라 행해서는 안 되오. 그대들에게 유교와 불교 모두에 적합한 방법을 권하겠소. 즉 회살 시에 전 가족이 한두 시간 지성으로 념불하면 돌아가신 분이나 산 사람 모두에게 크게 유익할 것이오.
조문을 받고 손님을 접대하는 행위는 정말로 크게 예법에 어긋나는 짓이오. 차라리 그 비용으로 가난한 사람이나 재난을 구휼하는 데 보시하여, 그 공덕을 극락 왕생에 회향 기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오. 가령 한 조문객도 받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 채식으로 대접하고 술과 고기는 결코 쓰지 마시오. 귀신께 대한 제사에도 모두 채식을 올려야 하오.
그대들이 지난번 편지를 보내왔을 때, 나는 아침저녁 념불 시에 이미 그대 아버님의 극락 왕생을 위해 회향 기도해 드렸는데, 이번에 다시 21일간 회향 기도하여 사제지간의 도의를 다할까 생각하오.
유명한 사람에게 행장이나 제문(祭文) 따위를 지어달라고 청하는 일은 모두 헛된 체면에 지나지 않으며, 돌아가신 분께도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할 줄 아오. 더구나 지금처럼 나라가 혼란스럽고 백성들이 곤궁에 빠져 있는 때에는, 그같은 헛된 체면치레는 하지 않는 것이 옳겠소.
그대들은 자식된 자로서 그 부모를 욕되게 하지 않는 것이 평생의 효도인 줄 알아야 하오. 만약 인륜을 돈독히 하고 분수를 다하며, 사악함을 막고 정성을 간직하며, 어떠한 악도 짓지 않고 뭇 선을 받들어 행한다면, 비록 그대들이 말이나 글로 그대 부모의 덕을 자랑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사람들이 그대들의 행실을 보고 마음속에서 저절로 그대 부모의 덕을 흠모하고 기리게 될 것이오. 이것이 바로 어버이를 영광스럽게 해드리는 진정한 효도라오.
만약 술 담배나 먹고 계집질과 도박이나 일삼으면서 나쁜 짓만 저지른다면, 설령 부모의 덕을 제아무리 찬양한다고 할지라도,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그대 부모의 덕이 얼마나 형편없기에 이토록 못된 자식을 두었겠느냐고 험담할 것이오. 그러면 어버이에 대한 모욕이 정말 크리다.
내가 그대의 아버님 때문에 그대들에게 굳이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이라오. 그대들이 따르든지 말든지는 내가 강요할 수 없는 문제요. 다만 그대들이 한 번 깊이 생각하고 자세히 살펴보아, 이 말을 따를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기 바랄 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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