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스승의 도리[師道]
도를 배우는 요령은, 바로 나쁜 버릇[習氣]을 다스리는 데 있다오. 그런데 학문이 깊어질수록 그 나쁜 버릇이 더욱 왕성해지는 사람도 적지 않소. 그것은 도 배우는 것을 무슨 기예나 무술 익히기 쯤으로 여기기 때문이오. 그런 사람은 배운 게 많아질수록, 도에 어긋나는 게 더욱 심해진다오. 이 점이 바로 우리 동방의 유교와 불교가 함께 쇠퇴해진 근본 원인이오.
무릇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큰 윤리는 대략 다섯 가지[五倫]를 들 수 있소. 군주와 신하(국가와 백성), 부모와 자녀, 형과 아우, 남편과 아내, 벗과 벗 사이의 인간관계가 그것이오. 부모는 나를 낳아 길러 주시고, 스승은 우리를 가르쳐 주시며, 군주(국가 민족)는 우리를 편안히 먹고 살게 보호해 주오. 이 세 은혜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군사부 일체(君師父一體)라고 일컬어 왔소.
그런데 어찌하여 오륜(五倫) 가운데 유독 스승만 빠져 있단 말이오? 아마도 스승이 나의 덕성을 길러 주심은 부모에 해당하고, 좋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 재능을 발휘하고 큰 재목이 되도록 권장하심은 형에 비견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겠소? 그래서 맹자(孟子)도 일찍이 “스승이란 부형(父兄)이다.”고 말했소.
그리고 또 스승은 아름다운 은택으로 서로 이롭게 하기를, 마치 두 달[月]이 서로 비추고 두 손[手]이 서로 이끌어주는[援] 것처럼 하나니, 이 점에서는 곧 훌륭한 벗이 되기도 하오.(벗 붕(朋)자는 달 월(月)자 둘을 나란히 쓰고, 벗 우(友)자는 옛날에 본디 ‘ ’나 ‘ ’로 썼는데, (우: 又)는 오른 손[右手]을 뜻하오.) 그래서 불교 집안에서 늘상 “스승을 찾아가고 벗을 방문한다[尋師訪友].”고 말하는 것이오.(갑골문(甲骨文)이나 금석문(金石文)이나 소전(小篆)에서 모두 友는 오른손 두개를 나란히 포갠 모습( , )으로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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