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극락세계의 네 국토[四土]
극락세계의 네 국토 가운데, 업장을 짊어진 채 왕생하는 중생은 동거(同居) 국토에 거주하고, 보는 미혹[見惑]과 생각하는 미혹[思惑]을 끊은 사람은 방편(方便) 국토에 거주하며, 무명(無明)을 타파한 사람은 실보(實報) 국토에 거주하고, 무명이 깨끗이 사라진 사람은 적광(寂光) 국토에 거주하오.
또 실보 국토는 감응으로 받는 과보에서 말하는 것이고, 적광 국토는 증득한 이치와 성품[理性]으로 말하는 것이오. 양자는 본디 한 국토에 속하는데, 듣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방편상 나누어 말한 것뿐이오. 일부 증득한 사람은 실보 국토에 속하고, 원만히 증득한 사람은 적광 국토에 해당한다고 구분하지만, 실은 두 국토 모두에 일부 증득과 원만 증득이 함께 섞여 있다오.
동거 국토는 비록 나머지 세 국토를 함께 갖추고 있지만, 미혹을 아직 끊지 못한 일반 중생의 경우, 단지 동거의 경계만 받아 누리는 거라오. 하지만 비록 업장을 짊어진 채 왕생하는 중생이긴 하나, 그들도 모두 과위(果位)·수행(修行)·정념(正念)의 세 불퇴전(不退轉)을 얻었기 때문에, 일반 세간의 범부로 생각해서는 안 되오.
동거와 방편의 두 국토는, 업장을 짊어진 채 왕생한 범부 중생과, 보고 생각하는 미혹을 끊은 작은 성인을 두고 세운 것이므로, 부처의 입장에서 논하면 안 되오. 부처의 입장에서 본다면, 서방 극락세계의 네 국토뿐만 아니라, 이 사바세계의 오탁악세(五濁惡世)와 삼악도(三惡道)도 어느 곳 하나 적광(寂光) 정토가 아닌 게 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