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쇄에 즈음하여
인광(印光) 대사께서는 그토록 혼란한 말법시대 범부 중생, 특히 주로 재가 불자들을 위해, 시기(時機)와 근기(根器)에 맞지 않는 참선(주로 화두선)은 하지 말고, 오로지 부처님 자비가피력에 의지하는 염불수행으로 극락왕생을 발원하라고 정토(淨土) 법문을 적극 권장하셨습니다.
인광 대사님의 이러한 법문 취지를 여실(如實)히 반영하고, 지금까지 화두선 일변도로 치우쳐 염불수행이 자취와 이름조차 찾기 힘들어진 우리 한국 불교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싶은 발원에서, ‘印光大師嘉言錄’의 한글판 제목을 『화두 놓고 염불 하세』로 무심코 정했습니다.
그런데 책이 나온 뒤 권두법문을 설해주신 청화(淸華) 큰스님과 극락세계를 다녀오신 유람기를 설하신 중국의 관정(寬淨) 큰스님께서, 이 책의 제목이 마치 ‘화두선’을 배격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법음(法音)을 들려 주셨습니다.
다른 종교와 이단·외도까지 포용하는 불교가 자체 종파와 법문 사이에 서로 비난·공격하는 인상으로 말미암아, 혹시라도 승가화합(僧伽和合)의 대승 정신에 조금이라도 금이 가면 안 된다는 뜻이셨습니다.
수행 공부가 아직은 형편없는 제가 공격 비판을 일삼는 세속 학자의 업습(業習)이 두터워서인지, 본의 아니게 불법승(佛法僧) 삼보와 우리 불교계 사부 대중께 지심으로 불화(不和)의 소지와 심려(心慮)를 끼쳐 드린 점은 삼보와 대중께 통절히 참회·사죄하옵니다.
아울러 청화·관정 두 큰스님의 바다 같은 도량(度量)과 자비롭고 자상하신 깨우침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찬탄하고 감사드립니다. 만 3년에 걸친 번역 불사(佛事)에 때맞추어, 우리 불교계에 두 곳의 만일염불결사가 이루어지고, 극락세계를 다녀오신 관정 큰스님께서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순회법회를 열어주신 인연도 부처님의 자비 가피로 느끼며 감사드립니다.
경진년(2000) 여름 삼보(三寶)제자 보적(寶積) 공경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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