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왕심선(王心禪) 거사에 대한 답신
그대 어머님께서 염불하실 수 있다니, 며느리들도 함께 어머님을 따라 염불하도록 권하시오. 또 장기간 채식하도록 권하며, 어머님의 도업 성취를 도와드리는 게 효도라오. 만약 염불이 마음의 힘만 들이고, 채식이 위생과 건강에 해롭지 않을까 염려하는 걸 효도로 여긴다면, 이러한 효도는 나찰녀(羅刹女)가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좋아하는 것과 똑같소.
이러한 효도는 어머님의 도업을 파괴하여, 생사 해탈할 수 있는 분을 도리어 영원히 생사윤회하도록 만들게 되오. 이러한 효도는 어머님을 우물 속에 빠뜨리고, 그 위에 큰 바윗돌을 떨어뜨리는 것이 되오. 그대 어머님을 생사 해탈하지 못하고 영원히 타락하게 만드는 짓이라오. 이것도 효도라면 효도겠지만, 실은 엄청난 패역(悖逆)이오.
그대가 공무에 종사하니, 겉모습이나 자취로 수행을 드러내 보일 필요는 없소. 그렇다고 마음속으로까지 항상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소? 만약 그대가 어머님을 생각할 때, 누가 그대 마음속에 어머님 생각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겠소? 그대가 온갖 장애를 거론하는 것은, 완전히 겉모습과 자취로 말하는 것이고, 마음속의 문제로 말하는 게 아니오.
요즘처럼 위험하고 어지러운 시대에, 만약 마음속으로 은밀하고 묵묵히 염불하려 들지 않는다면, 장래의 일은 결국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알 수가 없소. 그대가 내 가언록의 글을 보고도, 그 내용이 그대 의심을 풀어 주기 어렵다고 여기고, 반드시 내가 종이 한 장에 수백 글자를 친필로 써 보내야, 비로소 위로와 희망을 얻을 수 있겠다고 조른단 말이오? 이는 모두 평소 세심하게 살피고 음미하지 않은 소치라 여겨지오. 진정한 효도로 여러 며느리들에게 염불하도록 권하고, 또 자신도 항상 은밀하게 염불 수행을 계속하기 바라오. 그러면 그 이익이 막대할 것이오.
연지(蓮池) 대사께서 “부모가 홍진의 더러움을 떠날 수 있을 때, 자식의 (효)도가 바야흐로 성취된다.”고 말씀하셨소. 그러므로 부모가 돌아가신 뒤, 자녀들은 모두 지성으로 염불해야 마땅하오. 그래서 아직 극락정토에 왕생하지 못한 부모는 왕생하실 수 있고, 이미 왕생하신 분은 그 품계가 더욱 높아지실 수 있도록 발원해야 하오. 그래야만 『관무량수불경』에서 말한 정업삼복(淨業三福)과 서로 합치하여, 세간과 출세간의 대효도를 성취할 수 있소.
우승(愚僧) 거사에 대한 답신 (0) | 2022.12.29 |
---|---|
소혜원(邵慧圓) 거사에 대한 답신 (0) | 2022.12.29 |
양기(楊歧)의 등잔은 천추를 밝히고, 보수(寶壽)의 생강은 만고에 맵도다 (1) | 2022.12.29 |
인광(印光) 대사의 간략한 전기 (0) | 2022.12.29 |
옮기고 나서 (0) | 2022.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