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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간디와 만남

채식명상 20년. 간디의 법률가 정신과 채식주의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2. 12. 28.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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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사건이 터진 해 말부터 출판계에 간디 바람이 불어, ‘간디의 법철학을 비롯하여, ‘마하트마 간디 간디가 온다 등의 책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아마도 2001 9.11 미국 테러 사건 이후 폭력에 대한 인류의 경악과 자성을 계기로, 비폭력 무저항 운동의 대명사로 알려진 간디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높아진 때문이 아닌가 짐작한다. 특히 9.11 테러에 대해 미국이 즉각 직접 보복 공격에 나서 아프칸 전쟁이라는 참혹한 살륙을 감행함으로써, 세계 인류가 모두 잔인한 유혈 보복의 악순환을 몹시 염려하고 나섰다. 그러한 시대상황으로 말미암아, 간디의 숭고한 자기 절제 및 희생 정신을 되새기고 본받자는 자각이 강렬해진 게, 그 주요 원인이지 않을?

20세기를 대표하는 가장 위대한 인물의 한 분으로, 누구나 인도의 간디를 손꼽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또한 그러하지만, 솔직히 나는 간디를 잘 모른다. 대학 초년에 사 두었던 간디자서전(함석헌 역, 삼성출판사, 1979년 제13), 때를 아직 만나지 못해 그냥 소일하고 지내던 1997 4 19일에 처음 펼쳐 들고 단 한번 통독했을 따름이다. 그밖에는 간디에 관해 읽은 글도, 본 영상물도 전혀 없었다. ‘간디 영화도 나중에 전남대 부임해서야 비로소 보았다. 그러니 그 위대한 인물에 대해서 무얼 얼마나 알겠는?

그러나 다행히도 간디 본인이 나의 진리 실험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아 진솔하게 기술한 자서전을, 비록 이중 번역(영어를 통해 한글로 재번역)으로나마 정신들여 읽게 되었는데, 한번 스친 인상과 감동은 자못 크고 강렬했다. 그 책을 통해 간디가 영국 변호사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또 계란과 우유조차 스스로 먹지 않음은 물론, 더구나 아내와 자식들한테까지, 심지어 아들이 급성장티푸스에 걸려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서조차도 결코 먹이지 않은 철저한 채식주의자였다는 사실도 비로소 알게 되었다. 흔히 중고등학교 교과서를 통해서, 비폭력무저항불복종의 인도 독립운동가라고 잘 알려져 있는 간디가, 진정으로 위대한 영혼으로 칭송 받을 만큼 마하트마라는 호칭을 얻은 까닭은 무엇일? , 간디 정신의 근원은 무엇일? 누구나 궁금하게 여길 법한 이러한 근본 물음에 대한 해답이, 내 마음속에 하나의 종합적인 이미지 체계로 자못 선명하게 나타났다.

사실 나 자신이 간디자서전을 맨 처음 읽었을 때, 바로 소감을 적고 싶었고, 또 적어야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때는 책 읽기에 골몰하느라, 글 쓸 여유를 내지 못했다. 아니 그보다는 현실로 글 쓸 필요나 동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5년 가량 지난 지금에 와서 날카로운 첫 키스의 감동을 그대로 생생하게 기억하고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간디 정신의 구조랄까 체계에 관한 내 마음속의 구성(뼈대), 별로 약해지거나 희미해진 것 같지 않다.

당시 강단에 서지 않았던 나는, 내가 대학에서 법학을 강의하게 되면, 학생들에게 간디자서전을 과제로라도 꼭 읽어보도록 권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 뒤 가톨릭대에서 시간강의를 하면서, 간디자서전 독후감을 과제물로 내 주었고, 21세기 첫해 전남대에 전임강사로 부임하면서, 나의 모든 과목 수강생들에게 역시 간디자서전 독후감을 공통 과제물로 내 주었다. 지금까지 줄잡아 350편 가량의 독후감을 읽어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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