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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자와 출가자의 계율수행

인광대사가언록. 채식단상 몇 조각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2. 12. 2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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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재가자와 출가자의 계율수행

내가 세속에 몸담고 있는 재가자(사실은 非僧非俗)의 외형을 띠고 있는 까닭에, 술담배는 물론 고기와 여자까지 가까이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끄덕하면 스님도 개중에는 더러 고기 먹고 여자 끼더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요즘같이 다원화한 자유민주사회에, 그것도 개성과 독특성 다양성이 가장 강하게 존중받아야 할 학계에서, 나같이 좀 기이하고 뙤똥할 정도로 독특한 사람이 한둘쯤, 아니 여럿 있어도 상관없고,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겠는? 더구나 말세 난세를 맞아, 출가 전문 수행자들이 느슨해지고 게을러지고 심지어 파계하여 속물근성을 보이는 어중이떠중이가 적지 않다면, 오히려 세속의 재가 구도자가 더 철두철미하게 완벽을 지향하는 불퇴전(不退轉)의 신심과 계행(戒行)을 지킬 필요가 있고, 또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게 아니겠는?

만약 출가 수행자들이 모두 청정한 계율수행에 전념한다면, 재가 거사들이 좀 느슨해져도 괜찮으리라. 아니, 그렇게 되면, 재가거사들도 저절로 본받아 청정 수행하는 자가 많아지고, 나 같은 사람도 더 이상 기인(奇人)이 되지 않고, 아주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보통존재가 될 것이다. 궁극 이상은 출가자나 재가자나 모두 현재의 나 이상으로 청정하고 철저한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을 구비한 수행으로 지상 극락정토가 이루어지는 것이리라.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栢之後凋)! 날씨(天氣)가 추워져 활엽수가 모두 잎 떨구고 벌거벗었다고, 송백더러 너는 왜 옷 안 벗고 독야청청 홀로 푸르게 서 있느냐고 나무라는 격이다. 그 늘 푸른 기개와 정신을 높이 기리지는 못할망정, 왜 내버리라고 시기하고 꺾으려 하는? 1998.05.26.(戊寅 오월 , 저녁 목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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