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파는 고기를 사먹는 건 직접 살생은 아니잖소?

질문 3 : 남이 파는 고기를 사먹는 건 직접 살생은 아니잖소?
남이 죽여 파는 고기를 사먹는 건 직접 살생하는 건 아니니, 불살생(아힘사)의 계율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잖소?
답변
자기가 직접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람고기를 먹으면서 살인죄는 아니라고 합리화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자기가 직접 동물을 죽이지 않았다는 구실로, 동물고기를 사 먹으면 살생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변명할 수 있을까? 사람고기를 먹기 위해 살인하는 일은 옛날 미개한 야만족한테나 해난사고로 망망대해를 표류하던 절체절명의 선원들한테나 있었지, 현대문명세계에서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물론 남한테 사람고기를 팔거나 먹으라고 살인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동물을 도살하거나 사냥하는 일은, 대부분 자기가 직접 먹거나 남한테 먹으라고 팔거나 주기 위해서 저지른다. 따라서 고기를 사 먹는 일은 실질상 남한테 동물을 살해하도록 교사하고 유인하고 방조하는 간접정범이나 다름없다.
또 비유하자면, 육식은 살생범죄의 장물을 취득하는 죄와 비슷하다. 절도나 강도로 생긴 장물을 알거나 알 만하면서도 취득하거나 은닉한 죄도 작지 않거늘, 하물며 살생의 결과 생긴 줄 명명백백히 알면서도 그 장물인 고기를 취득하고 입으로 씹어먹어 제 몸 속에 은닉하는 죄는 얼마나 클 것인가? 육식으로 인한 모든 폐해와 질병은 바로 살생죄의 장물 취득 및 은닉죄에 대한 인과응보로서 나타나는 천벌(天罰)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