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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친지의 살생 육식 업보

채식명상 20년. 살생과 식육의 고백, 참회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2. 12. 1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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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까운 주위에서 직접 목격한 살생의 현생 업보도 적지 않다. 우리 집에 와서 돼지를 도살해주었던 동네 백정은 말년에 몽유병에 걸린 듯, 자기한테 도살당한 숱한 원혼에 홀려 한밤중에 맨발로 2km가량 떨어진 바닷가까지 걸어가 가련한 최후를 마친 사건을 어렸을 적 동네에 살면서 겪었다. 내가 큰 뒤 어머니 몸이 너무 약해지셔서 아마도 누나가 흑염소 한 마리를 보신용으로 권해드린 듯한데, 해리 사시던 둘째 외삼촌이 직접 잡아 처리해 주셨다. 근데 그 외삼촌은 40대에 당뇨병 합병증으로 요절하셨다.
큰외숙모는 광주 집에서 개를 키우셨는데, 기운이 장사라 그 사납고 큰 집개를 손수 잡아 드셨다. 근데 그렇게 건장하시던 분이 환갑 넘어 어느 날 갑자기 중풍에 걸리더니, 무려 9년간 병석에서 불쌍하게 고생하시다 재작년 초에 돌아가셨다. 나도 몇 번 문병했는데, 그렇게 비참하고 가련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업자득’의 현세 인과응보를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물론 다른 업장인연도 함께 어우러졌겠지만, 자의식으로 끔찍한 도살을 저지를 만한 그 마음에서 비롯했을 것은 자명하지 않은가?
외숙모가 중풍이 발병하기 2-3년 전쯤에 외가 선산에 제각(祭閣)을 새로 짓고 비석도 세우는 문중행사를 성대히 열었다. 나도 외손으로 참관하였는데, 군내 향로(鄕老)들을 초청하고 돼지를 두 마리나 직접 잡아 향응을 베푼 것이 마음에 못내 안타까웠다. 근데 외숙모 장례식 때 산일 하는 사람들과 시골 동네 분들 대접한다고 또 돼지를 한 마리 잡았다고 한다. 종교신앙이 다르고 웃어른이라 어떻게 말리기도 어려워,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할 수밖에.
신림동 이모부는 육식을 그리도 좋아하시더니, 역시 중풍으로 몇 년째 고생하며 근자에 요양병원으로 옮기셨는데, 1년여 만에 최근 돌아가셨다. 주위에 이런 업보가 어디 한둘이랴? 나와 가장 가까운 친척의 실례를 한둘 든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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