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내가 저지른 살생의 죄악만으로도, 나는 한평생 어떠한 업보(業報)를 받더라도 기꺼이 감수해 싸다. 지금까지 엄청난 ‘박해’로 여겨지는 불여의(不如意)의 업장(業障)을 겪었고, 아직도 계속 겪고 있다. 나는 내 인생이 속세의 부귀공명을 누리거나, 화려하게 성공하고 출세하길 바라지는 않는다. 죽어 지옥 가고 내생에 갚아야 할 업보를 최대한 금생에 갚으면서, 참회와 기도발원으로 보속(補贖)하는 길만이, 이토록 무거운 살생(殺生)과 식육(食肉)의 악업을 덜고 줄여 가는 유일무이한 방도이며, 지금 내 인생의 최고 목표이자, 내가 진작 죽지 않고 아직까지 살아있는 존재이유의 하나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글을 쓰는 동기와 목적도, 그리고 20년 동안 채식하는 마음도 오직 그뿐이다.
그리하여, 내가 대만 유학 초기에 홀로 되뇌었듯이, 내가 금생을 마감하고 갈 때 내 영혼이 금생에 내가 태어날 때만큼만 순수하게 정화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이 혼탁하고 극악무도한 말세에 태어난 업보만도 막중한데, 그 정도만 지키고 이룬다 해도 금생의 여행은 후회 없고 여한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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