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격 (功過格: 공덕과 죄과를 기록하는 표)

운곡 선사(雲谷禪師)가 원료범(袁了凡)에게 수여한 공과격(功過格)

 

(옮긴이 해설: 운서(雲棲) 련(연)지 대사(蓮池大師)의 自知錄에 실린 것을 옮겨 적은 듯합니다. 물론 후대로 내려오면서, 약간의 수정보충이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이 선한 일을 하여 공덕을 쌓아감에도, 그 비중의 높낮이가 있습니다. 다만 그 구체 내용은 시대와 지역 및 가치관의 차이에 따라 다소 변화할 수 있으므로, 이를 기본으로 융통성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여기서 승(僧)이란 불교의 스님뿐만 아니라, 천주교의 신부(神父)와 수사(修士)․수녀(修女) 및 기독교의 목사, 그리고 기타 종교의 수행인과 성직자를 포함할 것입니다. 또 법(法)이란 불교의 교리뿐만 아니라, 진리(眞理)․정도(正道)를 널리 지칭하는 일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원문의 소개와 함께 직역을 첨부하니, 독자 여러분께서 각자 잘 음미하고 사유하시기 바랍니다.)

 

1점짜리 공덕(准一功)

 

∙찬일인선(讚一人善): 사람의 착한 일을 한번 칭찬하는 것.

∙엄일인악(掩一人惡): 사람의 악을 한번 덮어주는 것.

∙권식일인쟁(勸息一人爭): 사람의 싸움을 그치게 말리는 것.

∙조인일비위사(阻人一非爲事): 사람이 한 가지 나쁜 일을 못하도록 막는 것.

∙제일인기(濟一人饑): 사람 배고픈 것을 한번 구제해주는 것.

∙류무귀인일숙(留無歸人一宿):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을 하룻밤 잠재워주는 것.

∙구일인한(救一人寒): 사람을 추위에서 한번 구해주는 것.

∙시약일복(施藥一服): 약 한 첩을 주는 것.

∙시행권제인서문(施行勸濟人書文): 사람을 구제하도록 권하는 글을 베푸는 것.

∙송경일권(誦經一卷): 경전 한 권을 독송하는 것.

∙예참백배(禮懺百拜): 반성참회의 절을 백 배 올리는 것.

∙송불호천성(誦佛號千聲): 불보살님의 명호를 천 번 염송하는 것.

∙강연선법(講演善法), 유급십인(諭及十人): 선법을 강연하여 10인에게 가르침이 미치는 것.

∙흥사리급십인(興事利及十人): 좋은 일을 일으켜 이익이 10인에게 미치는 것.

∙습득유자일천(拾得遺字一千): 버려진 글 1천 자를 줍는 것.

∙반일승(飯一僧): 한 스님에게 한 끼 공양드리는 것.

∙호지승중일인(護持僧衆一人): 스님 한 사람을 잘 보호하고 지켜주는 것.

∙불거걸인(不拒乞人): 걸인이 구걸하는데 거절하지 않는 것.

∙접제인축일시피돈(接濟人畜一時疲頓): 사람이나 가축이 일시 피곤한 것을 구제해주는 것.

∙견인유우(見人有憂), 선위해위(善爲解慰): 사람이 근심하는 걸 보고 잘 위로해 풀어주는 것.

∙육식인지재일일(肉食人持齋一日): 육식을 하는 사람이 1일간 육식 않고 재계하는 것.

∙견살불식(見殺不食), 문살불식(聞殺不食): 짐승 잡는 걸 보거나 비명 소리를 들으면 차마 그 고기를 먹지 않는 것.

∙위기살불식(爲己殺不食): 자기를 위해 죽인 짐승의 고기를 먹지 않는 것.

∙장일자사금류(葬一自死禽類): 저절로 죽은 짐승 한 마리를 잘 묻어주는 것.

∙방일생(放一生): 한 생명을 구해서 살려주는 것.

∙구일세미습화지속명(救一細微濕化之屬命): 미세한 습생과 화생(곤충이나 벌레) 한 마리를 구해주는 것.

∙작공과천침혼(作功果薦沈魂): 공덕과 과업을 지어 악도에 떨어진 영혼의 천도(薦渡)에 회향(廻向)하는 것.

∙산전속의백제인(散錢粟衣帛濟人): 돈과 곡식, 옷 등을 베풀어 사람을 구제하는 것.

∙요인채부(饒人債負): 남이 진 빚을 용서(연기, 면제)해주는 것.

∙환인유물(還人遺物): 남이 잃어버린 물건 주워 돌려주는 것.

∙불의지재불취(不義之財不取): 의롭지 못한 재물을 취하지 않는 것.

∙대인완납채부(代人完納債負): 다른 사람을 대신해 그 빚을 다 갚아주는 것.

∙양지양산(讓地讓産): 땅을 양보하고 재산을 양보하는 것.

∙권인출재작종종공덕(勸人出財作種種功德): 남에게 재산을 베풀어 갖가지 공덕을 지으라고 권하는 것.

∙불부기탁재물(不負寄托財物): 남이 맡긴 재물을 가로채지 않고 돌려주는 것.

∙건창평조(建倉平糶), 수조로교(修造路橋), 소하굴정(疏河掘井), 수치삼보사원(修置三寶寺院), 조삼보존상(造三寶尊像), 급시향촉등유등물(及施香燭燈油等物), 시다수(施茶水), 사관목(捨棺木), 일체방편등사(一切方便等事): 창고를 지어 곡식을 잘 저장하고(곡식 가격 안정, 흉년 대비), 길이나 다리를 새로 놓거나 복구하고, 막힌 강물을 뚫고 우물을 파 사람들을 이롭게 하고, 도량을 짓고 삼보의 불상들을 만들거나 향이나 초, 등 같은 공양물을 보시하고, 길손에게 차나 물을 보시하고, 죽은 사람을 위해서 관목을 보시하는 것 등 일체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

∙자작공과이하(自‘作功果’以下), 구이백전위일공(俱以百錢爲一功): ‘공덕을 지어(作功果)’ 항목부터 아래로, 재물을 보시하는 경우에는 그 가액으로 백전을 一功으로 한다.

3점짜리 공덕(准三功)

∙수일횡부진(受一橫不嗔): 뜻밖에 횡액을 당해서도 화내지 않는 것.

∙임일방불변(任一謗不辯): 남의 비방을 감당하면서 변명하지 않는 것.

∙수일역이언(受一逆耳言):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듣고도 화내지 않는 것.

∙면일응책인(免一應責人): 마땅히 책망할 사람의 책임을 면제(용서)해 주는 것.

∙권양잠(勸養蠶)․어인(漁人)․렵인(獵人)․도인등개업(屠人等改業): 양잠, 어부, 사냥꾼, 백정 등에게 직업을 바꾸도록 권하는 것.

∙장일자사축류(葬一自死畜類): 저절로 죽은 가축을 묻어주는 것.

 

5점짜리 공덕(准五功)

∙권식일인송(勸息一人訟): 한 사람의 법정 소송을 그치도록 권하는 것.

∙전인일보익성명사(傳人一保益性命事): 한 사람에게 심성과 생명을 보전하고 증진하는 일을 전해주는 것.

∙편찬일보익성명경법(編纂一保益性命經法): 심성과 생명을 보전하고 증진하는 경전법문을 한번 편찬하는 것.

∙이방술구일인경질(以方術救一人輕疾): 약처방이나 의술로 가벼운 질병을 한번 고쳐주는 것.

∙권지전파인악(勸止傳播人惡): 타인의 악을 퍼뜨리지 말도록 권하는 것.

∙공양일현선인(供養一賢善人): 어질고 착한 사람을 한번 공양하는 것.

∙기복양재등(祈福禳災等)，단허선원불살생(但許善願不殺生): 중생을 위해 천재지변이 없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단지 착한 발원만 하고 제물로 희생을 잡지 않는 것.

∙구일무력보인지축명(救一無力報人之畜命): 사람에게 보답할 힘이 없는 가축의 생명을 구해주는 것.

 

10점짜리 공덕(准十功)

∙천인일유덕인(薦引一有德人): 덕망 있는 사람을 천거하여 인도하는 것.

∙제일인해(除一人害): 사람의 해악을 한번 제거해 주는 것.

∙편찬일체중경법(編纂一切衆經法): 모든 경전과 법문(진리의 말씀)을 편찬하는 것.

∙이방술치일인중병(以方術治一人重病): 의술이나 약처방으로 사람의 중병을 한번 치료해 주는 것.

∙발지덕지언(發至德之言): 지극히 덕 있는 말을 하는 것.

∙유재세가사이불사(有財勢可使而不使): 부릴 만한 재력과 권세가 있는데도 부리지 않는 것.

∙선견첩비(善遣妾婢): 자기에게 딸린 첩이나 노비를 잘 내 보내는(해방) 것.

∙구일유력보인지축명(救一有力報人之畜命): 사람에게 보답할 힘이 있는 짐승의 생명을 구해주는 것.

 

30점짜리 공덕(准三十功)

∙시일장지여무토지가(施一葬地與無土之家): 한 뙈기 묘지를 땅 없는 사람에게 베푸는 것.

∙화일위비자개행(化一爲非者改行): 비행을 저지른 한 사람을 교화해 행실을 바꾸게 하는 것.

∙도일수계제자(度一受戒弟子): 한 수계 제자(세례 신자)를 제도하는 것.

∙완취일인부부(完聚一人夫婦): 부부간에 별거, 이혼, 싸움, 파탄의 불화를 화해시켜 다시 살게 하는 것.

∙수양일무주유기문해(收養一無主遺棄門孩): 주인 없이 버려진 아이를 데려다 기르는 것.

∙성취일인덕업(成就一人德業): 한 사람의 덕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것.

 

50점짜리 공덕(准五十功)

∙면타일태(免墮一胎): 낙태를 면하게 하는 것.

∙당욕염경(當欲染境)，수정불염(守正不染): 욕망에 빠지려는 처지에 부딪쳐서도 정도(正道)를 지키고 빠지지 않는 것.

∙수양일무의(收養一無倚): 의지할 데 없는 사람을 거두어 양육하는 것.

∙장일무주해골(葬一無主骸骨): 주인 없는 해골 하나를 거두어 장례 지내는 것.

∙구면일인류리(救免一人流離): 한 사람이 유랑을 모면토록 구해주는 것.

∙구면일인군도중죄(救免一人軍徒重罪): 한 사람이 유배나 충군(充軍)․도형(徒刑: 징역) 등의 중죄를 짓지 않도록 구해주는 것.

∙백일인원(白一人寃): 한 사람의 원한을 씻어(밝혀)주는 것.

∙발일언리급백성(發一言利及百姓): 좋은 말 한 마디로 백성을 이롭게 하는 것.

 

백점짜리 공덕(准百功)

∙구면일인사(救免一人死): 한 사람 죽음을 구해주는 것.

∙완일부녀절(完一婦女節): 한 여자의 정절을 지켜주는 것.

∙조인불닉일자녀(阻人不溺一子女): 한 자녀를 물에 빠뜨려 죽이려는 것을 막는 것.

∙위인연일사(爲人延一嗣): 한 사람의 후손을 이어주는 것.

 

1점짜리 죄과(准一過)

∙몰일인선(沒一人善): 사람의 선을 한번 몰수(방해)하는 것.

∙사일인투(唆一人鬪): 사람의 싸움을 한번 교사(선동)하는 것.

∙심중암거악의해인(心中暗擧惡意害人): 마음속에 은밀히 남을 해칠 악의를 품는 것.

∙조인위비일사(助人爲非一事): 남이 한 가지 나쁜 일을 하도록 조장하는 것.

∙견인도세물불조(見人盜細物不阻): 남이 조그만 물건 훔치는 걸 보고도 막지 않는 것.

∙견인우경불위(見人憂驚不慰): 남이 근심하고 놀래는 것을 보고도 위로하지 않는 것.

∙역인축(役人畜)，불련피돈(不憐疲頓): 남의 가축을 부리면서, 가축이 피곤하고 힘든 것을 동정하지 않는 것.

∙불고인취인일침일초(不告人取人一針一草): 말하지 않고서 남의 바늘이나 풀 하나라도 취하는 것.

∙유기자지(遺棄字紙): 글씨가 써진 종이를 버리는 것.

∙폭기오곡천물(暴棄五穀天物): 오곡이나 하늘이 주신 사물(천연물)을 함부로 내버리고 방치하는 것.

∙부일약(負一約): 한번 약속을 어기는 것.

∙취범일인(醉犯一人): 취해서 사람을 한번 침범하는 것.

∙견일인기한불구제(見一人饑寒不救濟): 한 사람의 굶주림과 추위를 보고도 구하지 않는 것.

∙송경차루일자구(誦經差漏一字句): 경전 독송할 때 한 자구를 잘못 읽거나 빠뜨리는 것.

∙승인걸식불여(僧人乞食不與): 스님 탁발에 주지 않는 것.

∙거일걸인(拒一乞人): 한 걸인의 구걸을 거절하는 것.

∙식주육오신(食酒肉五辛)，송경등삼보지(誦經登三寶地): 술․고기․오신채를 먹고 경전을 독송하거나 도량에 들어가는 것.

∙복일비법복(服一非法服): 법복이 아닌 옷을 한번 입는 것.

∙식일보인지축등육(食一報人之畜等肉): 사람에게 보답할 수 있는 가축의 고기를 먹는 것.

∙살일세미습화속명(殺一細微濕化屬命), 이급복소파란등사(以及覆巢破卵等事): 미세한 습생이나 화생(곤충․벌레)의 생명을 죽이거나, 새집을 뒤집어 알을 깨는 것.

∙배중수리(背衆受利)，상용타전(傷用他錢): 대중의 공익을 등지고 개인적으로 이득을 취하거나, 남의 재물을 손상하거나 유용하는 것.

∙부대(負貸): 남에게 빌린 물건(빚)을 돌려주지 않는 것.

∙부유(負遺): 남이 흘린 물건을 주워 돌려주지 않는 것.

∙부기탁재물(負寄托財物): 남이 맡긴 물건을 돌려주지 않는 것.

∙인공시세걸색(因公恃勢乞索)，교색(巧索)，취인일체재물(取人一切財物): 공적인 일을 빙자하거나 권세를 남용하여 남에게 재물을 강요하거나 약취하여 자기 소유로 가지는 것.

∙폐괴삼보존상이급전우기용등물(廢壞三寶尊像以及殿宇器用等物): 불법승 삼보의 형상이나 도량(법당) 기물 등을 파괴하는 것.

∙두칭등소출대입(斗秤等小出大入): 저울이나 되(도량형)를 내줄 때는 작은 용량으로, 받을 때는 큰 용량으로 달리 써서 차액을 챙기는 것.

∙판매도도어망등물(販賣屠刀魚網等物): 도살용 칼이나 어망 등을 파는 것.

∙자‘배중수리’이하(自‘背衆受利’以下)，구이백전위일과(俱以百錢爲一過): ‘배중수리’ 항목부터 아래로, 재물을 해치는 경우에는 그 가액으로 백전을 1점의 죄과로 한다.

 

3점짜리 죄과(准三過)

∙진일역이언(嗔一逆耳言):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듣고 화를 내는 것.

∙괴일존비차(乖一尊卑次): 위아래의 차례(장유질서)를 어기는 것.

∙책일불응책인(責一不應責人)，파일인악(播一人惡): 책망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책망하거나, 한 사람의 잘못을 퍼뜨리는 것.

∙양설이간일인(兩舌離間一人): 두 말로써 사람을 이간질하는 것.

∙기광일무식(欺誑一無識): 무식한 사람을 속이는 것.

∙훼인성공(毁人成功): 남이 공덕 이루는 걸 방해하는 것.

∙견인유우(見人有憂)，심생창쾌(心生暢快): 남의 근심걱정을 보고 마음속으로 통쾌히 여기는 것.

∙견인실리실명(見人失利失名)，심생환희(心生歡喜): 남이 이익이나 명예 잃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기뻐하는 것.

∙견인부귀(見人富貴)，원타빈천(願他貧賤): 남이 부귀한 것을 보고, 그가 망해 빈천해지기를 바라는 것.

∙실의첩원천우인(失意輒怨天尤人): 일이 뜻대로 안 되면 이내 하늘을 원망하거나 남을 탓하는 것.

∙분외영구(分外營求): 자기 분수 밖의 것을 탐하고 구하는 것.

 

5점짜리 죄과(准五過)

∙산방일체정법경전(訕謗一切正法經典): 일체 정법과 경전을 비방하고 험담하는 것.

∙견일원가백불백(見一寃可白不白): 풀어줄 만한 억울한 사정을 보고도 풀어주지 않는 것.

∙우일병구구불구(遇一病求救不救): 한 병자가 구해달라고 청하는데도 구해주지 않는 것.

∙조절일도로교량(阻絶一道路橋梁): 한 도로나 교량을 막거나 끊어버리는 것.

∙편찬일상화사전(編纂一傷化詞傳): 교화(미풍양속)를 해치는 글이나 말을 만들어 퍼뜨리는 것.

∙조일혼명가요(造一渾名歌謠): 명예를 훼손하는 가요(유언비어)를 만들어 퍼뜨리는 것.

∙악구범평교(惡口犯平交): 험담으로 좋은 사이를 깨뜨리는 것.

∙살일무력보인지축명(殺一無力報人之畜命): 사람에게 보답할 수 없는 가축 한 마리를 죽이는 것.

∙비법팽포생물(非法烹炮生物)，사수극고(使受極苦): 적절한 방법에 의하지 않고 생물을 삶거나 구워 죽여 극도로 고통을 받게 하는 것.

10점짜리 죄과(准十過)

∙배빈일유덕인(排擯一有德人): 덕망 있는 사람을 배척하고 따돌리는 것.

∙천용일비인(薦用一匪人): 나쁜 사람을 천거하여 등용시키는 것.

∙평인일총(平人一塚): 남의 무덤 하나를 깎아내 평지로 만드는 것.

∙능고핍과(凌孤逼寡): 고아를 능욕하거나 과부를 핍박하는 것.

∙수축일실절부(受畜一失節婦): 절개 잃은 한 부녀자를 받아 거느리는 것.

∙축일살중생구(畜一殺衆生具): 중생을 죽일 수 있는 기구를 하나 갖춰두는 것.

∙악어향존친사장양유(惡語向尊親師長良儒): 존친․스승․훌륭한 선비에게 악담하는 것.

∙수합해인독약(修合害人毒藥): 남을 해칠 수 있는 독약을 만들거나 조제하는 것.

∙비법용형(非法用刑): 관리가 죄수에게 불법 고문을 가하는 것.

∙훼괴일체정법경전(毁壞一切正法經典): 모든 정법 경전을 훼손하거나 파괴하는 것.

∙송경시(誦經時)，심중잡상악사(心中雜想惡事): 경전 읽을 때 마음속에 잡다하게 나쁜 일을 생각하는 것.

∙이외도사법수인(以外道邪法授人): 사이비 외도나 간사한 법을 남에게 전수하는 것.

∙발훼덕지언(發毁德之言): 덕을 훼손하는 말을 내뱉는 것.

∙살일유력보인지축명(殺一有力報人之畜命): 사람에게 보답할 힘이 있는 가축을 한 마리 죽이는 것.

 

30점짜리 죄과(准三十過)

∙조방오함일인(造謗汚陷一人): 근거 없는 비방을 지어 한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함하는 것.

∙적발일인음사여행지사(摘發一人陰私與行止事): 남이 혼자 은밀히 어떤 나쁜 짓을 하려다 뉘우쳐 그만둔 일을 적발하여 떠벌리는 것.

∙사일인송(唆一人訟): 한 사람에게 소송을 교사하는 것.

∙훼일인계행(毁一人戒行): 한 사람의 청정한 계율 수행을 훼방 놓는 것.

∙반배사장(反背師長): 스승과 어른을 배반하는 것.

∙저촉부형(抵觸父兄): 부모 형제에게 거역․반항하는 것.

∙리간인골육(離間人骨肉): 사람의 골육친족을 이간질하는 것.

∙황년적돈오곡(荒年積囤五穀), 불조좌색(不糶坐索): 흉년에 오곡을 사재기해 폭리를 취하는 것.

 

50점짜리 죄과(准五十過)

∙타일태(墮一胎): 한번 낙태하는 것.

∙파일인혼(破一人婚): 한 쌍의 결혼을 깨뜨리는 것.

∙포일인해(抛一人骸): 한 해골을 내버리는 것.

∙모인처녀(謀人妻女): 남의 아내나 딸을 가로채려 꾀하는 것.

∙치일인류리(致一人流離): 한 사람을 못살게 굴어 떠돌게 만드는 것.

∙치일인군도중죄(致一人軍徒重罪): 한 사람에게 충군(充軍)이나 유배․도형(徒刑: 징역)의 중죄를 짓게 만드는 것.

∙교인불충불효대악등사(敎人不忠不孝大惡等事): 한 사람에게 불충․불효나 큰 죄악을 짓게 교사하는 것.

∙발일언해급백성(發一言害及百姓): 한 마디 말로 백성에게 해를 끼치는 것.

 

백점짜리 죄과(准百過)

∙치일인사(致一人死): 한 사람을 죽게 만드는 것.

∙실일부녀절(失一婦女節): 한 부녀의 정절을 잃게 하는 것.

∙찬인닉일자녀(讚人溺一子女): 다른 사람이 한 자녀를 물에 빠뜨려 죽임을 찬조하는 것.

∙절일인사(絶一人嗣): 한 사람의 후사를 끊는 것.

 

[선악은 본디 상대적이기 때문에, 1공(功)이 되는 선행의 반대가 되는 일은 1과(過)의 악행이 되고, 10과(過)의 반대가 되는 선행은 10공(功)이 됩니다. 따라서 선을 행하지 않으면 곧 죄악을 범하는 일로 여기고, 적극 향상 분투해야 합니다. 맹자도 도(道)란 두 가지인데, 인(仁: 善)과 불인(不仁: 不善, 惡)일 뿐이라고 강조합니다. 학문도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와 같아서,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곧 뒤로 휩쓸려 밀려나는데, 하물며 도덕 수행이야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우리가 앞으로 돌진하면, 그 속도에 비례하여 상대적인 역풍(逆風)이 일어 저항해 오는 것이, 자연계의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입니다. 역풍의 저항을 이겨낼 능력과 용기가 있는 자만이 고속의 전진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차나 기차, 비행기와 같은 고속의 교통수단은 자신이 내는 속도에 비례하여 증대하는 공기의 마찰로 인한 열과 압력을 견뎌낼 수 있는 강인한 소재로 만들어야 운행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우주 항공 로켓이나 미사일은 정말 가벼우면서도 질긴 특수 소재가 아니면 발사 자체가 불가능하겠지요!

우리의 심성과 정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떠한 역풍이나 외압, 비방, 마장에도 견딜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을 단련해야 고도의 수행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중생인(衆生忍)과 법인(法忍)의 인력(忍力)입니다. 대승보살은 무생법인(無生法忍)까지 얻어야 세속홍진의 사바고해를 자유자재로 노닐며 중생을 제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마치 우주 태공(太空)을 항행(航行)하는 로켓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도덕정신 수행의 초기 단계에서는, 선악의 흑백 논리를 철저히 믿고 따라도 좋습니다. 높은 경지에 이르면, 저절로 선악과 시비를 초월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이 나타나게 됩니다.

공과격의 내용은 4,5백 년 전의 것이라, 시대에 맞지 않거나, 현대 산업사회에서 구체로 실행하기 어려운 점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각자 마음을 열고, 지혜의 눈으로 잘 읽고 음미해 보세요. 그러면 그 안에 시대를 초월하여 변하지 않는 영원한 도덕정신을 발견할 수 있으며, 또한 그 조목 그대로 현재까지 적절한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수치화한 선악의 경중도 너무 집착할 것은 못 되지만, 때로는 양이 질을 변화시키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할 가치가 있습니다. 여기에 소개한 내용을 참조해, 각자 자기에게 적합한 수양의 표준 지침(功過格)을 만들어 실천해봄 직하지 않습니까? 옮긴이 寶積居士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