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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록(不可錄)]을 법보시한 령험담(靈驗談)08:23

불가록(不可錄) 부록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2. 12. 2. 11:48

본문

1. [불가록(不可錄)]을 법보시한 령험담(靈驗談)

1. 내 친구 계방채(季邦采)는 오흥(吳興) 지방에 지명(知名) 인사, 남심진(南潯鎭)에 살고 있다. 그런데 내가 처음 ?불가록(不可錄)?을 초판 인쇄할 적에, 그는 때마침 진해(鎭海)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때 그는 내게 편지를 보내, ?불가록? 2백 권 인수하여 학생들에게 나눠주겠다고 청했다. 그러나 그는 책을 받은 뒤, 곧바로 서신을 다시 보내, 내가 우둔하여 세상 물정을 너무도 모른다고 책망하면서, 그 책은 이미 높은 시렁 위에 얹어 버렸다고 말했다.

그런데 다시 이틀 뒤에 특별히 심부름꾼을 보내, 책을 5백 권 더 인쇄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래서 내가 앞전에 서신 내용을 들먹이며, 그에 요청을 거절했다. 그랬더니, 그는 또다시 특별한 심부름꾼을 보내, 꼭 책을 인쇄해 달라고 간절히 요청하였다. 알고 보니, 그에 아버지가 꿈에 나타나 이렇게 신신당부했단다.

 ?불가록(不可錄)?을 인쇄해 법보시하지 않으면,  아들이 어떻게 학궁(學宮: 요즘 국립대학에 해당)에 들어가겠느냐?”

그래서 부친이 당부한 꿈으로 말미암아, 1천 권을 인쇄하여 널리 법보시했다. 그런데 나중에 다시 보내온 소식에 따르면, 그 아들 채근(采芹)이 합격했다는 통지(서신)를 받은 때가, 바로 ?불가록?을 인쇄하여 법보시하겠다고 발원한 날이었단다.

이토록 령험한 일이 있었다.

 

2. 항주(杭州) 신교(新橋)에 적취암(積翠庵)에 거주하는 정연(靜緣) 스님은, 본디 선행 베풀기를 좋아하였다. 하루는 큰 눈이 내렸는데, 그 스님이 우리 집 대문을 두드렸다. 나는 스님이 불사(佛事)에 동참하라고 시주를 권하는(募緣) 줄 알고, “저희 집안은 빈한(貧寒)하여 도와드릴 만한 힘이 없습니다.” 라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스님은 뜻밖에도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불가록(不可錄)?에 원판을 빌려, 책을 몇 천 권 인쇄하여 법보시하고 싶습니다.”

이에 내가 흔쾌히 승락(承諾)하면서, 도대체 무슨 까닭으로 그런 마음을 갑자기 내어, 이렇게 큰 눈 속을 헤치고 찾아오셨는지 여쭈었다. 그랬더니 스님은 다음과 같이 답변하셨다.

어젯밤 꿈에 토지신(土地神)께서 나타나시어, ‘?불가록(不可錄)?을 인쇄하여 법보시하면, 큰 재앙을 면할 수 있다.’고 내게 일러주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여러 시주(施主)들을 두루 찾아다니며 수소문한 결과, 원판이 선생님 댁에 보관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특별히 찾아와, 원판을 빌려갈까 합니다.”

그렇게 해서 스님은 책을 인쇄해 법보시하셨다. 그 이듬해 암자 부근에서 실화(失火)로 큰 불이 났다. 그래서 암자 앞뒤 좌우까지 온통 불길에 휩싸여 타버렸는데, 오직 스님에 암자만은 아무 탈 없이 화(火魔)를 모면했다. 그래서 천지신명께서 선행을 권하심이 그윽한 무형(無形) 중에 조금도 어긋남 없이 령험함을 더욱 굳게 믿게 되었다.

 

3. 경오(庚午: 1810)년 초여름 어느 날 밤 꿈에 두 동자(童子)가 나타나서, 나한테 문창제군(文昌帝君)께서 하실 말씀이 계시다고 당신을 부르십니다.”라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동자들을 따라갔더니, 중취정(中翠亭)에 한 건물로 안내하는데, ‘대동각(大洞閣)이라고 쓰인 커다란 현판이 보였다. 동자들을 따라 큰 전각(殿閣) 안에 들어섰더니, 문창제군께서 가운데 옥좌(玉座)에 앉아 계셨다. 내가 고개를 조아려 절을 올리고 일어나 분부를 기다렸더니, 문창제군께서 이윽고 말씀하셨다.

세간에 선서(善書: 선행을 권하는 좋은 책)를 인쇄하여 법보시하는 게 참 많소. 그런데 오직 ?불가록(不可錄)?만은 류통(流通)하지 않은 지 이미 오래 되었소. 그러니 그대가 나를 위해 널리 류포(流布)시켜 주시오.”

그리고는 두 동자한테 안에서 책 상자 하나를 꺼내 오도록 명하셨는데, 상자 안에는 좀 먹고 파손된 책이 있었다. 그래서 펼쳐 보니 바로 ?불가록? 파본이었다. 그래서 내가 꿈속에서, ‘도대체 이 책은 여태껏 본 적이 없으니, 어디서부터 손대고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라고 고민스럽게 생각하는데, 문창제군께서 다시 분부하셨다.

향시(鄕試)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하루 빨리 곧장 행하시오.”

그리고는 다시 두 동자에게 나를 전송하라고 명하시어, 내가 나오면서 꿈에서 깨어났다.

이튿날 다방면으로 수소문하고 찾아보았으나, 모두 다 한결같이 모른다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로심초사(勞心焦思)하며, 한 달 남짓 지났다. 그런데 어느 날 홀연히 어떤 사람이 나타나, ?불가록(不可錄)? 책에 원판을 팔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살펴보니, 서문과 첫 장은 이미 떨어져 나갔고, 맨 뒷장을 펼쳐 보니, 만구사(萬九沙) 선생이 각인(刻印)한 원판이었다.

그래서 내가 몹시 기뻐하며 즉시 사들인 뒤, 곧바로 3천 권을 인쇄하였다. 그리고 음력 7월 초하루 아침에, 경건한 마음으로 책을 사원(寺院)에 싣고 갔다. 사원 대문 앞에 이르자, 한 스님이 바로 문을 열어주며,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진거사(陳居士)께서 ?불가록?을 법보시하시는 것이지요?”

나는 단지 ,  라고 답했지만, 속으로는 너무도 깜짝 놀랐다. 곧장 대웅전에 나아가 향을 살라 올린 뒤, 문창제군께 절을 올리고 아뢰었다. 그리고 나서 스님께서 나를 응접실로 안내하더니 차를 끓여주셨다. 절을 올리며 법명(法名)을 여쭙자, 원본(元本)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어떻게 내가 책을 법보시하러 오는 줄 알고, 책 이름까지 아셨느냐고 여쭙자, 스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어젯밤 꿈을 꾸었는데, 문창제군께서 나타나시어, 제게 아침 일찍 문 앞에 나가 법보시하러 싣고 오는 책을 영접하라고 분부하셨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기다렸습니다.”

에 나는 몹시 숙연해졌다. 정말로 선서(善書)가 세상에 류통(流通)되는 일은, 위로 천상(신명) 세계까지 직접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자신이 몸소 힘써 실행하는 자는, 그 공덕이 참으로 한없이 크다.

소원이 있다면, 문창제군께서 세상 중생들을 구제하시려는 자비(慈悲)와 고충(苦衷), 우리 모두 함께 리해하고 공감하여, 피안(彼岸)에 이르는 보배로운 뗏목(가르침)에 올라타기를 바란다. 또 이 책을 널리 류포(流布)전파시켜,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해서는 안 되는(不可) 일은 응징하고, 해야 할() 일은 힘써 실행하여, 천지신명께서 내리신 당부와 인도를 저버리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 인종(仁宗) 가경(嘉慶) 15(1810) 경오(庚午) 6월 고염관(古鹽官) 진해서(陳海曙) 몸소 기록함 (이상 3사례)

 

4. 병술(1886)년 내 누이동생이 시집간 뒤, 갑자기 담()에 걸려 간질병 증세가 나타났다. 늘상 훌쩍거리며 울고, 음식을 먹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화분살(花粉煞: 화분은 꽃가루, 살은 흉악한 귀신)을 범해 그렇다고 말하기에, 유명한 무당이나 도사를 초청하여 백방으로 굿을 하고 액땜을 기원해도, 전혀 효험이 없었다. 게다가 누이가 한사코 약을 먹지 않으려고 발버둥 쳐서, 몇 사람이 함께 온 힘을 다해도, 한 방울조차 입에 넣기가 어려웠다.

그러니 반년이 지난 뒤에는, 마치 꼬챙이처럼 말라 비틀어졌다. 부모님께서는 로심초사(勞心焦思)하여, 근심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다. 그래서 내가 풍도제(酆都帝: 풍도는 도교에 저승 지옥)와 성황신(城隍神)께 상소문을 적어 불사라 올리며, ?불가록? 5천 권을 인쇄해 법보시하겠다고 발원했다.

그런데 그렇게 발원 기도한 뒤, 곧장 증세가 호전되는 낌새를 보였다. 누이가 약을 먹으려고 순순히 나섰고, ()을 제거하는 약도 복용하였다. 그래서 한 달 뒤에는 평소에 정상을 회복하였고, 지금은 완전히 나은 지 1년 가까이 되는데, 신체는 오히려 전보다 더욱 건강해졌다.

그래서 곧장 활자판으로 발원한 숫자만큼 인쇄하여 법보시하였다. 신명께서 보살펴주신 자비로운 은혜에 감사하고 보답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령험담(靈驗談)을 사실대로 적어 세상에 널리 알린다.

 

() 광서(光緖) 14년 무자(戊子: 1888) 3월 루동하군(婁東下郡)

잘못을 참회하는 사람(悔過生) 삼가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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