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 발문(跋文)
인생이 누리는 것은, 철학과 지혜에 안목으로 통찰하면, 본디 모두 고통뿐이다. 그 고통이 닥치지 않도록 미리 피하고 예방하기만 해도, 그 자체가 이미 평안한 즐거움이다. 사람 몸과 마음이 항상 평안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면, 저절로 무병장수할 수 있다. 거기다 다시 사회적 지위와 명예、재산까지 얻어, 몇 십 년 별다른 탈 없이 평안히 보낼 수 있다면, 이것이 바로 행복이리라.
그러나 이러한 행복을 얻어 누리는 사람이 세상에 도대체 몇 사람이나 되는지, 한번 자세히 살펴보라. 나아가 이렇게 간단한 몇 가지 일을 얻기가 왜 그렇게도 어려운지, 한번 캐물어 보자. 이는 다름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이 음욕(婬慾)에 (노예가 되어 그) 해악을 당하기 때문이다.
음욕을 좋아하는 사람은 질병이 많고, 쉽게 늙고 쇠약해지며, 장수할 수 없다. 이는 눈에 띄게 뚜렷이 나타나는 고통이다. 그로 말미암아, 나아가 사회적 지위를 잃고 명예도 훼손되며, 재산도 탕진하게 된다. 이는 눈에 안 보이게 무형(無形) 중에 들이닥치는 고통이다. 더 나아가서는, 가정불화를 초래하여 처자식이 흩어지고 (특히 요즘 높은 이혼률과 청소년 가출방황), 사회에서 비웃음과 손가락질을 당하며, 원한이 깊숙이 맺히게 된다. 사람이 이러한 지경까지 이른다면, 인생에 더 이상 무슨 살맛이 나겠는가?
여기다 인과응보(因果應報)까지 꺼내면, 더욱 두려울 수밖에 없다. 불경(佛經)에 보면, 사음을 저지른 사람이 받는 과보가 나와 있다. 아내와 딸이 정숙(貞淑)하지 못하고 자손이 끊기며, 자신은 죽은 뒤 지옥이나 축생에 떨어져, 백천만 겁(劫)이 지나도록 헤어 나올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불교 계률(戒律)에는, 출가 제자(스님)들이 지켜야 할 첫 번째 금계(禁戒)로 음욕 금지를 정하고 있다. 유교에 세속 인륜도덕에서도 “모든 죄악 가운데 사음이 으뜸이다.(萬惡淫爲首)”는 격언이 공론(公論)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오직 음욕이 정말 가장 큰 화근(禍根)이기 때문이다. 음욕은 과거 오랜 생애 동안 습관으로 굳어진 것이라, 누구나 배우지 않아도 본능으로 할 줄 안다.
출세간(出世間)에 성인(부처님)이나 세간에 성인(공자)이나, 도(道: 진리)를 훤히 깨우친 성현들은, 일찌감치 성욕에 본질을 꿰뚫어 보셨다. 그래서 더러 완전히 끊기를 주장하시고, 더러 절제하라고 가르치시며, 또는 일정한 범위로 제한하셨다. 음욕을 참는 리익과 음욕을 부리는 해악으로 권선징악 하심은, 사람들이 미혹을 깨고 고통을 벗어나서 평안한 즐거움을 얻으라고 바라시기 때문이다.
이제 세상 조류가 너무도 많이 변해 버렸다. 오직 물질적 향락과 감각적 쾌락만 쫓아, 음욕을 제멋대로 부리는 자유방종으로 흐르고 있다. 본래 음욕은 배우지 않아도 누구나 본능으로 할 줄 알아서, 방지(절제)하기가 몹시 어렵다. 그런데 도리어 아주 크게 주장하고 선동한다. 무슨 노래니 춤이니, 영화니 연극이니, 모두 문화예술이라는 미명으로 온통 음욕을 선동하는 전위부대가 되었다.
그래서 순진한 청춘남녀들을 유혹하여, 미혹과 혼란 속에 제 정신을 잃게 만들고, 온갖 풍기 문란한 못된 짓을 만들어 낸다. 더러 재산을 날리고 몸을 망치며 집안까지 망치고, 심하면 죄를 지어 감옥에 들어가기도 하고 자살까지 한다. 평안한 사회가 온통 들끓는 기름 가마솥이 되어 버렸다. 어느 누군들 가정이 없고 자녀가 없겠는가? 정말 이렇게 계속해 나간다면, 앞으로 벌어질 일을 어떻게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이번에 대중(臺中: 대만 중부에 중심 도시)에 고장졸(顧藏拙) 거사가 자비심을 드러내어, 이 책을 다시 인쇄해 배포하자고 발원하고 제창하였다. 사람마다 이 책을 보고 크게 깨닫고 뉘우쳐, 누구나 건강하게 장수하고, 죄악에 원인을 말끔히 끊어버려, 어떠한 재앙이나 화(禍)도 생겨나지 않으며, 나아가 장래 림종(臨終) 때 삼악도에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면 개인도 가정도 틀림없이 화목하고 평안해지며, 사회질서와 풍속도 점차 정상 궤도에 올라, 순박한 미풍량속(美風良俗)을 회복할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은 정말로 세상을 구제하는 새로운 비방(秘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이 책을 그저 고리타분하고 상투적인 훈계 정도로 여긴다면, 사람 마음이 새롭게 변할 전기가 안 보일 것이며, 하늘(님) 마음도 재앙을 거두어들이거나 누그러뜨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인류에 앞날은 더 이상 말할 게 없다.
계사(癸巳: 1953)년 늦가을 리병남(李炳南) 삼가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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