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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록(不可錄) 음욕 패가망신하는 천벌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2. 11. 22.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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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때 봉양(鳳陽)에 사는 서생 왕(汪) 아무개는, 집에 조그만 연못이 있어 연꽃을 심었는데, 아직 꽃이 피는 것은 보지 못하였다. 강희(康熙) 7년 기유(己酉: 1669)년에, 향시에 응시할 자격을 부여하는 보충 선발 시험이 있었다. 이 시험에 참가하려고 준비하는데, 연못에 갑자기 한 쌍에 연꽃 봉오리가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이를 본 부모는 몹시 기뻐하였다. 그런데 저녁에 왕 서생이 술을 마시고 자기 집 하녀에게 희롱을 건넸다가, 하녀가 거절하지 아니하므로 마침내 사통(私通)하고 말았다.
이튿날 새벽 일어나 보니, 연꽃은 이미 꺾여 있었고, 부모에 애석함과 비통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왕 서생은 새벽꿈에 문창제군(文昌帝君)을 알현하였는데, 하늘에 과거 급제자 명단(天榜)에 올라 있던 자기 이름을, 문창제군이 갑자기 지워버리는 것이었다. 이에 그는 울먹이며 제군께 절하면서 간청하기를 세 번이나 되풀이하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마음속으로 결코 상서롭지 못한 조짐인 줄 알면서도, 찜찜한 기분으로 보충 시험 길에 올랐다.
당시 시험관은 선발 기준이 몹시 공정하기로 정평이 났었다. 봉양부에 서생 보충 선발 인원은 본디 세 명이었으며, 그때 보충 시험에 응시한 사람도 겨우 꼭 세 사람뿐이었다. 그런데 셋 중에 유독 왕 서생만 선발에서 제외되었다. 그것도 세 차례나 재심을 반복한 끝에, 결국 탈락한 것이었다. 그래서 왕 서생은 하릴없이 혼자 눈물을 떨구며 귀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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