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주(貴州)에 아무개 서생은 여러 차례(屢次) 과거시험을 치렀으나, 번번이 락방(落榜)하였다. 그러자 장진인(張眞人)을 찾아가, 천상에 과거 급제자 명단(天榜)을 한번 확인(조회)해 달라고 애걸했다. 그래서 조회한 결과, 신명이 내린 계시는 이러했다.
“이 사람 운수에는 본디 과거시험에 명예가 있어야 마땅한데, 숙모를 훔친 죄로 삭제되었다.”
장진인이 이러한 회답을 전해주자, 아무개 서생은 ‘그런 일이 없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스스로 자아 변론서를 작성하여, 신명께 하소연을 올렸다. 그랬더니 신이 다시 답변하는 계시를 내렸다.
“비록 구체로 그러한 일(행동)은 없었지만, 그런 마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에 그 서생은 후회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그가 소년 시절에 숙모에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는, 우연히 사(邪)된 마음을 한번 일으킨 적이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