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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록(不可錄) 음욕 패가망신하는 천벌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2. 11. 2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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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淸)나라 때 가선현(嘉善縣)에 서생인 지(支) 아무개는, 강희(康熙) 8년 기유(己酉: 1669)년 가을 향시(鄕試)를 치르고 귀가하여, 친구 고(顧)아무개에게 이렇게 말했다.
“시험을 치르면서부터, 내 정신령혼(神魂)은 마치 무슨 귀신이 농간을 부리는 것처럼, 몹시 황홀하여 흐리멍덩하네. 그래서 아무개 스님께 귀의하여, 전생에 묵은 원한과 죄업을 참회하고 싶네.”
친구 고 아무개가 좋다고 화답하여, 이내 스님을 모시고 함께 지(支)서생을 보러 갔다. 그런데 지 서생은 갑자기 미친 기가 발작하여 이렇게 외쳤다.
“내가 전생에 삼세(三世) 동안 원한을 품어 오다가, 이제야 비로소 너를 만났다.”
스님이 무슨 원한이 맺혔는지 묻자, 지(支) 서생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나는 삼세 전생에 그에 부하 장수였는데, 그는 주장(主將: 총사령관)이자 훈척(勳戚)이며, 성은 요(姚)씨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내 아내가 젊고 아리따운 모습을 엿보고는, 나한테 병졸을 거느리고 전쟁에 나가도록 명령했습니다. 나를 죽을 곳에 쳐 밀어 넣은 뒤, 내 아내를 차지하려고 꾀한 것입니다. 이에 저항하여 내 아내는 스스로 칼로 자결하였고, 결국 우리 집안 식구는 전부 골육이 산산조각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는 나중에 ‘충성과 정의(忠義)’라는 명예를 안고 죽어, 내가 보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다음 생에는 그가 고승(高僧)이었기 때문에 또 보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다음 삼세에는 그가 재상이 되었는데, 훌륭한 정치 업적을 쌓아 복록(福祿)에 신명이 늘 그를 수호하였기에, 역시 복수할 수가 없었습니다. 금생에도 그는 과거시험에 급제할 명예가 있어서, 내가 30년이나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그가 간음에 죄업을 저질러, 문창제군(文昌帝君)에 벼슬 장부에서 지워졌습니다. 그래서 내가 비로소 손을 쓸 수 있습니다.”
이 말을 하는 동안, 그는 원한과 분노가 그치지 않았다. 이에 고 아무개가, “원한은 마땅히 풀어야지, 맺혀서는 안 된다네.”라고 타일렀다. 그러나 그는 “내 원한은 풀리기도 어렵고, 또 용서해줄 수도 없습니다.”고 대답했다. 지 서생은 마침내 미쳐 날뛰다가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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