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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록(不可錄) 음욕 패가망신하는 천벌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2. 11. 22.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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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녕(江寧)에 류(劉) 아무개라는 아전이 있었다. 한번은 어떤 범인에 죄를 신문하여 구금하였다. 그 범죄는 황금 10여 량을 벌금으로 바치면, 속죄(贖罪)하고 풀려날 수 있는 종류였다. 그래서 범인은 류 아전한테 자기 집에 가서 자기 딸을 팔아다가 벌금을 내고, 자기를 속죄시켜 달라고 청탁하였다. 류 아전은 곧장 범인 집에 달려가서, 그 아내와 사정을 상의하였다. 그런데 그 아내에 자태가 자못 아름다우므로 간음하려고 생각하였다. 범인 아내는 지아비 목숨이 아전 도움에 전적으로 달렸다는 사실을 알고, 아전에 뜻에 따라 주었다.
그리고는 딸을 팔아 황금 20량을 받은 뒤, 모두 지아비를 속죄하는 벌금으로 내달라고 아전에게 건네주었다. 류 아전은 황금 20량을 받아 모두 스스로 써버리고, 관청에 벌금으로 납부하지 않았다. 범인 아내는 벌금을 이미 관가에 납부했다고 생각하고, 지아비가 얼른 풀려나 귀가하기만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나 여러 날을 기다려도 아무 소식도 없으므로, 이상하게 여겨 친족 한 사람에게 찾아가 사정을 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래서 그 친족이 범인을 찾아가 저간에 사정을 말하니, 범인은 그 소식을 듣고 크게 분통을 터뜨리더니 그만 죽고 말았다.
그 뒤 열흘쯤 지나, 류 아전은 갑자기 오한과 고열이 교대로 엄습하는 병마에 걸려, 귀신에게 홀린 듯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무개가 동쪽 감옥(東獄)에서 나에게 즉각 신문할 것이라고 분부한다.”
그리고는 자리에 엎드려 슬프게 울부짖으면서, 스스로 ‘죽어 마땅한 놈’이라고 지껄였다. 그리고 그는 이어 “나는 거짓말을 습관으로 일삼아, 쇠갈고리로 내 혀를 꿰어 끄집어내려고 한다.”고 말하였다. 그러더니 곧 스스로 혀를 입 밖으로 몇 치나 길게 늘어뜨리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자기 혀를 스스로 깨물어 산산조각 내더니, 피와 살점이 뒤범벅된 채로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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