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간(雲間: 옛날 강소성 松江府에 별칭)에 려(呂) 아무개는 세도 있는 명문 집안(世家)에 아들이었다. 음욕을 제멋대로 자행하더니, 그 딸과 하녀․집안 식구들이 항상 더럽고 지저분한 질병을 앓았다. 나중에는 그 자녀가 다 죽어 버렸다. 그리고 관청에 소송으로 집안이 산산이 부서지고, 자신은 루차(屢次) 형벌을 받았다.
중년쯤부터는 지극히 가난하고 곤궁하여, 추워도 입을 옷이 없고, 배고파도 먹을 음식마저 없었다. 집은 지붕에 기와도 없어지고, 질병에 걸려 신음해도 돌봐주는 사람조차 없었다. 죽는 날에는 시체를 덮어줄 수의(襚衣)와 관(棺)도 없었고, 고자리(구더기)와 벌레가 온 몸에 득실거려, 보는 사람들이 처참한 광경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