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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上海)에 사는 최서신(崔書紳)은 일찍이 화가에게 춘궁(春宮) 열댓 폭(幅)을 그려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 그림은 농염(濃艶)하고 음탕하기 짝이 없는데다, 필치도 아주 빼어나고 정교하였다. 그런데 그 그림을 그려 받은 뒤로, 최서신은 학질에 걸려 낫지 않았다. 병이 발작하여 열이 몹시 높이 올라갈 때마다, 그에 눈에는 미남 미녀 열댓 명이 모두 벌거벗은 알몸으로, 두 귀졸(鬼卒)에게 하나씩 붙들려 곤욕을 치르는 모습이 보이곤 했다. 배를 가르고 창자를 꺼내, 피가 땅바닥에 흥건히 흐르는 것이었다. 그 다음에 자기 차례가 되어, 몹시 심한 고통으로 크게 울부짖었다. 그래서 자기가 보고 당한 모습을 스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말하여, 방안에 있던 사람이 모두 그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최서신은 혼미 ..
불가록(不可錄) 참회와 속죄는 천심도 움직인다
2022. 11. 26. 0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