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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록(不可錄) 참회와 속죄는 천심도 움직인다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2. 11. 2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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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宋)나라 때 황산곡(黃山谷)은 요염한 사(詞: 宋代를 대표하는 운문시체로, 주로 곡조에 실려 노랫말로 불리어짐)를 짓기 좋아했다. 한번은 원통(圓通) 수선사(秀禪師)를 찾아뵈었는데, 수선사가 그를 호되게 꾸짖었다.
“대장부가 미묘한 붓과 먹물을 가지고 소중한 종이 위에 어찌 그따위 글을 쓴단 말인가?”
당시 수선사는 리백시(李伯時)가 말(馬) 그림 그리는 것을 막 금지시킨 때였다. 그래서 황산곡이 웃으며 대답했다.
“또다시 나까지 말(馬) 뱃속에 들어간다는 말씀 아니십니까?”
이에 수선사가 다시 꾸짖었다.
“리백시는 생각하는 게 말(馬)이므로, 타락시켜 봤자 자신 하나 뿐이오. 하지만 그대는 요염한 말과 글로, 천하 사람들에 음란한 마음(淫心)을 움직이지 않소? 그러니 그대 죄업이 어찌 말 뱃속으로 들어가는 데 그치겠소? 바로 대지옥에 떨어질까 저어하오.”
이 말을 들은 황산곡은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심하게 느끼며 수선사께 감사드리고, 그 다음부터는 요염한 글 쓰는 걸 아예 뚝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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