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암사(趙巖士)는 젊었을 때, 일찍이 녀색을 좋아하여 사음(邪淫)에 계률(戒律)을 범하였다. 그래서 육신과 정신 모두 몹시 쇠약해져, 몰골이 마치 뼈대만 세워놓은 듯하였다. 누가 보아도 다시 살아날 가망은 거의 없는 것 같았다.
그런데 때마침 우연히 사한운(謝漢雲)이 간행한 ?불가록(不可錄)?(차마 기록할 수 없는 글)을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하며, 온몸에 식은땀이 주룩주룩 흘러 내렸다. 과거에 저지른 허물을 통절히 회개하면서, 그 책에 원판을 구하여 자비(自費)로 인쇄한 뒤 널리 법보시하였다. 그러더니 점차 기력을 회복하고 정신도 왕성해졌다. 나중에는 연달아 여섯 아들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