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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록(不可錄) 음욕 참음은 만고 제일에 등룡문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2. 11. 1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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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징(何澄)은 의술로 이름이 높았다. 같은 군에 사는 손(孫)씨가 오래 병을 앓아 낫지 않자, 하징을 초빙해 치료를 부탁했다. 헌데 하징이 손씨네 집에 당도하자, 그 아내가 다가와 가만히 하소연했다.
“랑군(郞君)이 병석에 누운 지 오래 되어, 가산을 거의 다 팔아먹었습니다. 원컨대, 제 몸으로 약값과 치료비를 대신 갚고 싶습니다.”
그러자 하징은 정색을 하고, 부인에 청을 거절하며 대답했다.
“낭자는 어찌하여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되었소? 걱정 말고 마음 푹 놓으시오. 내가 정성껏 치료해 드릴 테니, 혹시라도 그런 생각으로 나를 모욕하고 낭자 자신을 더럽히는 일은 다신 없도록 조심하시오.”
이에 환자 아내는, 한편으로 위로를 받고 감사하면서, 한편으로는 내심 몹시 부끄러움을 느끼고 물러 나왔다. 그날 밤 하징은, 한 신선이 자기를 이끌어 어떤 관공서에 데려가는 꿈을 꾸었다. 그런데 그 관공서에 장관이 하징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대는 의술을 베풀어 공덕이 적지 않은데, 게다가 위급하고 가난한 환자를 치료해주면서 부녀자에 정절을 어지럽히지 않았으니, 정말로 가상하오. 하느님(上帝)께서 내리신 칙명을 받들어, 그대에게 록봉(祿俸)이 5만전(五萬錢)이나 되는 관직을 하나 특별히 하사하겠소.”
그 뒤 얼마 안 되어 동궁(東宮: 황태자)이 질병에 걸렸다. 그러자 황제가 하징에게 조서(詔書)를 내려 치료하도록 명했는데, 한번 지어준 약을 먹고 바로 나았다. 그리하여 하징은 꿈속에서 본 그대로 5만전에 관직을 하사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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