려공(呂公)은 일찍이 아무개 집에 연 학관에서 밤늦게 공부하곤 하였다. 한번은 이웃집에 살던 청상과부가 갑자기 달밤에 려공을 찾아왔다. 려공은 단호히 거절해 되돌려 보냈다. 그런데 이튿날은 다시 자기 하녀를 시켜, 옥으로 만든 물고기 한 쌍을 예물로 바치는 것이었다. 이에 려공이 옥 물고기를 산산조각으로 깨뜨려버렸다. 심부름 왔던 하녀가 몹시 무안하여 부끄러워하며 물러날 정도였다.
그 후 려공은 관직이 궁보(宮保: 궁궐에서 太子를 보필하고 가르치는 직책)에 이르렀는데, 이 사건을 일찍이 누구한테도 말한 적이 없었다. 다만 자제들을 가르치다가 우연히, 그것도 넌지시 언급한 경우는 있었지만, 끝내 그 성씨나 신분은 드러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