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宋)나라 때 황정국(黃靖國)이 의주(義州)에서 판관(判官)을 지낼 적이었다. 하룻밤에는 그 혼식(魂識)이 명부(冥府)에 이끌려갔다. 명부에 고위 관리가 이렇게 물었다.
“의주에 아름다운 일이 한 가지 있는데, 그대도 아는가?”
그리고 담당 관리에게 기록부를 꺼내 보여주도록 분부하였다.
“의사인 넙종지(聶從志)는 몇 년 몇 월 며칟날 화정현(華亭縣: 지금 上海 옆 松江에 해당) 아무개 집에서 의술로 환자를 치료하는데, 집 주인네 아내 아무개가 몰래 찾아와 꾀는 것을 강력히 거절하였다. 이에 상제(上帝)께서 종지 수명을 24년(二紀)간 늘려주고, 그 자손은 량대(兩代)에 걸쳐 과거에 급제하도록 특별히 칙명하셨다.”
황정국이 명부에서 돌아와 종지에게 이 사실을 말해주자, 종지는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은 일찍이 안사람한테도 말한 적이 결코 없는데, 뜻밖에도 명부에 그 기록이 이미 올라간 모양이군요!”
그 뒤 종지는 과연 늙도록 건강히 장수하였으며, 자손들도 모두 과거에 급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