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때 라륜(羅倫: 나중에 문의공文毅公이란 시호를 받음)이 회시(會試)를 보러 가던 도중에, 배가 소주(蘇州)에 머물렀다. 그날 밤 꿈에 범문정공(范文正公: 989~1052. 북송北宋 때 개혁 정치를 실시한 범중엄范仲淹으로, 소주蘇州 오현吳縣 출신임)이 자기를 찾아와, “내년 장원은 그대 것이오.”라고 말해주는 것을 들었다. 라륜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겸손히 사양하자, 범문정공이 다시 이렇게 일러주었다.
“그대가 몇 년 전 어떤 루각(樓閣)에서 처신한 일이 진실로 하늘을 감동시켜, 이렇게 보답하는 거라오.”
라륜은 몇 년 전 그 루각에서 자신을 찾아와 꾀던 녀자를 단호히 물리쳤던 일을 기억하고는, 이 꿈이 헛되지 않을 줄로 생각하였다. 그러더니 이듬해 전시(殿試)에서 그는 과연 제1등을 차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