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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록(不可錄) 음욕 참음은 만고 제일에 등룡문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2. 11. 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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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세조(世祖) 순치(順治) 16년(己亥: 1659), 곤산(崑山)에 서립재(徐立齋)가 전시(殿試)에 장원으로 막 급제한 무렵에 일이었다. 어떤 사람이 성황묘(城隍廟)에서 기도하면서, 그곳에 머물러 잠자게 되었다. 그러다가 한밤중에 신(神)이 휘황찬란한 모습으로 자리에 올라앉아, 자기를 불러 이렇게 분부하는 광경을 보았다.
“그대는 서씨가 장원에 급제한 까닭을 아는가? 서씨 집안은 대대로 사음(邪淫)을 저지르지 않고, 오랫동안 덕행을 쌓아 왔기 때문에, 위로 천심(天心)을 크게 감동시켰느니라. 지금 장원에 급제한 것은, 단지 그 공덕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서막일 따름이니라. 공명(功名)이 비록 신비스럽기는 하지만, 원인에 대한 과보(果報)는 지극히 명백하다. 이러한 도리를 그대에게 모두 말해주노니, 세상에 어리석은 생각으로 온갖 사악을 저지르는 놈들을 일깨워주기 바란다.”
말을 끝마치자, 신(神)은 자리에서 일어나 행차를 떠나갔다. 그 사람은 이 사실을 삼가 그대로 적어 널리 류포(流布)시켰다. 그 뒤 서립재 아우인 건암(健庵)은 성조(聖祖) 경술년(庚戌年: 康熙 9년, 1670) 과거에, 언화(彦和)는 계축년(癸丑年: 강희 12년, 1673) 과거에 각각 급제하여, 한 집안 삼형제가 정갑(鼎甲) -주1)에 뽑히는 진기한 기록을 세웠다. 그들에 자손들도 줄지어 급제하여 집안이 크게 일어났다.

주1) 정갑(鼎甲): 과거시험에서 장원(狀元)․방안(榜眼)․탐화(探花)로 합격한 최고 상위 셋을 함께 일컫는 말. 솥에 세 발이 있듯이, 최고 갑과(甲科)에 세 명을 뽑는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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