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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록(不可錄) 음욕 참음은 만고 제일에 등룡문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2. 11. 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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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때 모기종(冒起宗)은 어려서부터 ?태상감응편?을 경건히 독송하였다. 무오(戊午)년에 과거시험을 보러 들어갔는데,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이 도와주어 글을 쓴다고 느꼈다. 향시에서는 급제하였으나, 회시(會試)에서 락방(落榜)하였다. 그래서 집에 돌아온 뒤, ?태상감응편?에 주석을 증보하기로 발원하였다. 녀색을 좋아하면 공덕을 특별히 크게 훼손하는 데 초점을 맞춰, ‘남에 아름다운 녀색을 보고(見他色美) 한 구절에, 그로 인한 과보와 감응을 상세히 열거하였다. 이때 그를 도와 글을 쓴 사람이 남(南昌)에 라헌악(羅憲嶽)었는데, 그는 신유(辛酉)년에 학교에 들어갔다.

그 뒤 무진(戊辰)년 정월 초하루에 라군이 꿈에 세 신선을 보았다. 그런데 한 분은 푸른 얼굴에 노란 옷을 입은 로인(老人)이었고, 둘은 보랏빛 옷을 입은 소년으로 로인 좌우에서 시중을 들고 있었다. 로인이 한 책을 꺼내 왼쪽 동자를 돌아보고, ‘니가 읽어보아라.’ 고 말하자, 왼쪽에 선 동자가 한참 낭송하였다. 라군이 가만히 들어보니, 바로 모기종이 남에 아름다운 녀색을 보고(見他色美) 구절에 달은 주석 내용 그대로였다. 읽기를 마치자, 로인은 마땅히 급제할 것이로다.’고 말했다. 그런 뒤 이번에는 오른쪽에 서 있는 동자를 돌아보고, ‘니가 시 한 수를 읊어 보거라.’고 분부하였다. 오른쪽에 선 동자가 읊은 시는 이러하였.

 

탐욕은 장차 달 속에 계수나무조차 꺾어 내리니,

貪將折桂廣寒宮

삼천대천세계에 색이 다 텅 빈 줄 마땅히 믿을지라.

須信三千色是空

세간에 미혹된 눈 속 헛된 모습을 꿰뚫어 보면,

看破世間迷眼相

급제자 명단() 한번 펴질 때 온 성안이 붉게 물들리.”

榜花一到滿城紅

 

라군은 번쩍 잠에서 깨어나, 꿈속에서 본 일을 상세히 기록하였다. 그리고 그 내용을 모기종 아들에게 보내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그대 아버님께서 남경 조정에서 열릴 과거에 반드시 급제하실 것입니다. 다만 방화(榜花) 두 글자 뜻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과거 급제자 명단()이 내걸렸을 때, 모기종은 과연 높은 성적으로 급제하였다.

나중에 모기종이 진종구재두(陳宗九齋頭)에서 한 자전류(字典類) 책을 찾아보니, 그 안에 방화(榜花) 두 글자에 대한 주석이 나와 있었다. , “()나라 때 례부(禮部)에서 과거 급제자 명단()을 발표하면서, 희귀한 성씨를 방화라고 일컬었다.”는 것이었다. 바로 ()씨 성이 거기에 꼭 들어맞는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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