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류계에 노닐거나 유흥가에 붙어사는 놈들은, 스스로 우아한 풍류(風流) 생활을 즐긴다고 여기곤 한다. 이는 음탕한 창녀(촌)가 온갖 천한 기질과 불결한 병마에 온상인 줄 모르는 소치다. 야릇한 미끼와 낚시에 걸려 한번 빠져들어 가면, 제아무리 총명하고 잘난 놈도 미혹당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기 굳센 의지와 착한 마음도 어지럽게 흩어지며, 자기 본분을 망각한 채 학업과 직업도 내팽개치게 된다. 가산을 탕진하고 패가망신하여, 불량배나 흉악범에 소굴로 떨어지기도 다반사다.
하물며, 치명적인 전염병을 앓는 부녀자나, 온갖 성병을 지닌 창녀를 만나면 오죽하랴? 병이 전염되어 눈썹이 빠지고 코가 문드러지거나, 온갖 견디기 어려운 병고를 당하게 된다. 그러면 친족이나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할 뿐만 아니라, 처자식조차도 싫어하고 멀리하게 된다. 아무리 훌륭한 의사와 약물로도 치료하기 어렵고, 다행히 목숨은 보전하더라도, 병독(病毒)이 온몸에 퍼져 한평생 괴롭힌다.
또 자식을 못 낳거나, 낳더라도 병신이나 기형아를 낳아, 선천(先天)적 감염으로 요절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결과 집안을 망치고 대를 이을 후사(後嗣)마저 끊기면, 이보다 더 큰 불효가 어디 있으랴? 그때사 후회하고 통탄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요즘은 ADIS라는 후천성 면역 결핍증이 새로이 등장하여, 기존에 온갖 성병(性病)에 해독이 무색할 정도가 되었으므로, 한번 실수로 인한 후유증에 대한 공포는 새삼 말할 나위가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