련화경 보문품(蓮華經普門品) 사경의 말미에
경의 제목을 ‘묘법(妙法)’이라 붙인 것은 무슨 법이며, 품의 이름을 ‘보문(普門)’이라 부르는 것은 무슨 문입니까?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겠지요.
“한 줄기 빛이 동쪽을 비추니 시방세계가 원만히 드러나고,
근기와 부류에 따라 (32相으로) 몸을 나토시니 염원대로 고통에서 벗어나네.”
이 말이 맞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단지 그 말단지엽일 따름입니다.
모름지기 한 글자도 들어 올리기 이전에, 세존께서 입을 열 수 없는 곳과 대사(大士: 보살)께서 몸을 돌려 피할 수 없는 때를 향하여, 법이란 법이 모두 이 법이고 문이란 문이 모두 이 문이며, 바로 이 때에는 더불고 저 모임에는 더불지 않음을 친히 볼 수 있어야, 비로소 경전 보는 눈을 갖추었다고 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바다에 들어가 모래알을 세고, 손가락을 붙들고 달이라 여기는 것이니, 단지 자기 영혼을 파묻고 밝은 안목을 애석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장차 보문(普門)이 점점 닫히고 묘법(妙法)이 끝내 숨어 버리지나 않을까 두렵습니다.
묵초(默超) 거사가 여기에 식견이 있어서, 이 경전을 얻어 잘 정장(精裝)을 하면서 나한테 몇 마디 말을 덧붙여 달라고 부탁해 왔기에, 보고 듣고 함께 기뻐할 모든 이들을 두루 위하여, 독약 바른 북[塗毒鼓]59)을 울리고, 조그만 금강석 조각을 먹이는 바입니다. 그 뜻이 어찌 그렇게 얄팍하고 가볍겠습니까?
[독고(毒鼓): 독약을 바른 북의 소리는 비록 무심히 들어도 이 소리를 듣는 중생을 모두 죽게 한다고 하는데, 대승 대녈반경의 불성상주(佛性常住) 법문은 대승의 극치로, 이를 듣는 중생들의 탐진치를 모두 소멸시키며, 설사 무심히 생각만 해도 대녈반의 인연력으로 번뇌를 소멸시키고 결사(結使)가 저절로 소멸되며, 오역십악(五逆十惡)의 중죄를 범한 중생도 이 경전을 들으면, 역시 무상보리(無上菩提)의 인연을 맺어 점차 번뇌를 끊는다고 한다는 비유.
보통 북은 둘로 나뉜다. 첫째, 5승(乘)의 근기에 따라 각각 5승의 가르침을 설하여, 각각 신앙 수행으로 과위를 증득케 하는 천고(天鼓)와; 둘째, 오역십악의 중생은 불성상주의 대승극치를 들으면, 믿지 못하고 도리어 비방을 일으켜 무간지옥에 떨어진다는 독고(毒鼓)의 비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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