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실(二有室: 두 가지가 있는 방)의 발문
『아미타경』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기로부터 서쪽으로 십만억 불국토를 지나 한 세계가 있으니 그 이름이 ‘극락’이요, 그 곳에 한 부처님이 계시니 명호가 ‘아미타’이신데, 지금 바로 설법하고 계시니라[從是西方過十萬億佛土, 有世界名曰極樂, 其土有佛號阿彌陀, 今現在說法].”
이는 부처님께서 황금 입으로 설하신 진실한 말씀으로 분명히 가리켜주고 계시는데, 세간의 몽매한 자들은 오히려 ‘유심정토(唯心淨土)’에 편협하게 집착하여, 이로 말미암아 온갖 이의(異議)가 어지러이 횡행하니, 슬프기 그지없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이 구절을 써 붙이고 제 방의 이름으로 삼았으니, 경각심으로 성찰하고자 할 따름입니다.
제가 ‘이유(二有)’를 방 이름으로 삼자, 더러 이를 하찮게 여기는가 봅니다. 오호라! 이들은 오히려 ‘공에 즉한 있음[卽空之有]’과 ‘있으면서 있지 아니함[有而非有]’도 제대로 모르거늘, 하물며 둘 다 사라지고 둘 다 존재하며[雙泯雙存] 네 구절을 초월하면서[超四句] 네 구절을 포괄하는[該四句] 원교(圓敎)의 ‘있음 법문의 있음[有門之有]’과, 성품이 갖추고 있는 ‘본디 있음의 있음[本有之有]’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들이 하찮다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니, 옳거니 그르거니 따질 필요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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