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江南) 팽이림(彭二林) 거사에 대한 답신
거사님을 우러러보건대, 정토종에 깊숙이 입문하여 법보시를 널리 행하면서, 자신과 타인을 함께 이롭게 하고 이해와 행실이 다같이 원만하오니, 거사의 몸을 나토어 보살도를 수행하면서 본래 서원에 어긋나지 않고 부처님의 부촉을 잊지 않는 분이라고 일컬을 만합니다. 지난번에 『삼경신론(三經新論)』을 받아 망령되이 주제넘은 평론을 가하고서도 죄책을 받지 아니하였으니, 이미 분수 밖으로 벗어난 일입니다. 이번에 다시 몇 가지 새로 판각(版刻: 인쇄)한 글을 보내어 논평을 부탁하시니, 더욱 낯부끄러워짐을 느낍니다.
산승은 오직 대승불교의 대강 요지만 배우고 향방만 어렴풋이 알 뿐, 어려서 배울 기회도 잃어서 지껄이는 말이 문장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두 곳에서 20여 년간 주지(住持)하면서도, 외호(外護) 대중과 시주들한테 한 글자도 써 보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거사께서 허심탄회하게 불법을 위한 정성으로 먼 곳에서 질문해 오셨으니, 이에 응하여 고루함도 단박에 잊어버리고 제가 아는 바를 드러내어 솔직한 말로 답변드리겠습니다. 말의 옳고 그름과 취사선택은 오로지 고명하신 식견으로 스스로 판단 재량하시길 바랍니다.
‘념불결의(念佛決疑)’의 두 편 논설은 모두 앞 사람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바를 펼친 것으로, 하나는 지혜의 해오(解悟)가 아주 탁월함이 돋보이고, 또 하나는 불도(佛道)를 호위하는 진지함과 간절함이 두드러집니다. 또한 한량없는 대인 기품[沒量大人]에 틀을 벗어난 작용[出格作用]은 속장경에 포함하여 영구히 유통시킬 만합니다. 서문과 발문도 모두 정밀하고 온당합니다. 간혹 좀더 생각해 볼 곳이 있으나, 이는 나중에 간단히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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