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연단(煉丹)

인광대사가언록. 궁금증 풀고 정견으로 정진하세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2. 12. 31. 00:48

본문

20) 연단(煉丹)

 

불법(佛法)은 오직 사람들에게 죄악을 그치고 선행을 닦으며, 마음을 밝히고 본래 성품을 되돌아보아, 미혹을 끊고 진리를 증득함으로써, 생사윤회를 벗어나라고 가르칠 따름이오. 팔만대장경 안에는 사람들에게 기()를 운행시켜 단()을 단련하고,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르며, 불로장생(不老長生)하라고 가르치는 내용은 한 글자도 없소.

민국(民國) 초에 마귀의 권속인 류화양(柳華陽)이란 자가 혜명경(慧命經)을 지었는데, 불경과 조사 어록의 내용을 죄다 인용하여 연단법을 증명하는 것이었소. 정도(正道)를 끌어다가 이단사설을 짓고, 법으로 법을 비방하였소. 아직 지혜의 안목이 트이지 못한 사람들은, 그 이단사설을 보고 진실로 오인하여, 정견(正見)을 영영 잃고 말기 쉽소.

그가 말하고 닦은 내용은 모두 불법을 파괴하는 것이오. 그런데도 오히려 스스로 의기양양하게 나는 다행스럽게 진승(眞乘)의 도를 만나고 정법을 들었다.”고 떠들어대고 있소. 말 그대로 도적을 자식으로 착각하고, 모래를 쪄서 밥을 짓는 격이오. 우두머리 장님 하나가 앞에 나서서 뭇 봉사들을 이끌고 줄줄이 불구덩이 속으로 빠져 들어 가고 있으니, 어찌 슬프지 않겠소?

연단의 수행법 자체가 전혀 이익이 없는 것은 아니오. 단지 육신의 목숨을 몇 년 더 연장하고, 지극한 공부라야 고작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는 정도라오. 이건 노자(老子)가 진짜 전한 도도 아닌데, 하물며 불법의 정도(正道)라 할 수 있겠소?

공자도 일찍이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 夕死可矣.].”고 말씀하셨소. 또 노자도 나에게 큰 근심거리가 있으니, 모두 내게 육신이 있기 때문이다[吾有大患, 爲吾有身.].”고 말씀하셨소. 만약 이 말씀들의 뜻만 제대로 음미하여 이해해도, 그런 연단술에 미혹하지는 않을 것이오.

아울러 안사전서(安士全書), 거사전(居士傳), 평심론(平心論), 계고략(稽古略) 등의 책을 함께 본다면, 밝은 거울이 눈앞에 선 듯, 예쁘고 미운 모습이 저절로 분간되고, 시뻘건 용광로에 금을 시험하듯, 진짜와 가짜가 즉시 판가름날 것이오.

내 생각에는, 불교와 도교가 본래 근원은 결코 둘이 아니라고 믿소. 다만 후대로 내려오면서 말단 지엽으로 흐른 교파는, 실로 하늘과 땅 차이가 나오. 불교는 사람들에게 맨 처음 사념처관(四念處觀)을 수행하도록 가르치오. 육신이 청정하지 못함을 관조하고[觀身不淨], 받는 게 고통임을 관조하며[觀受是苦], 마음이 덧없음을 관조하고[觀心無常], 법에 내가 없음을 관조하는[觀法無我] 것이오.

몸과 받음과 마음과 법이 전부 헛된 환상에 불과하고 텅 비었기에, 청정하지 못하고 고통스러우며 덧없고 내가 없음을 안다면, 진여(眞如)의 미묘한 성품이 저절로 뚜렷이 드러날 것이오.

도교도 원래 처음의 정통 가르침의 전승(正傳), 결코 연단(煉丹)과 운기(運氣)로 오로지 불로장생을 추구하는 게 아니었소. 그런데 후세에 와서는, 보통 도교에 의해 수행한다는 교파는, 어느 것 하나 이를 정통 종지(正宗)로 삼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소.(특히 요즘 중국에서 유행하는 기공이나 태극권·한의학 등의 원리와 목적도, 대부분 이러한 도교의 이론에 근거하거나, 적어도 일맥상통함.)

그런데 우리 불교는 큰 것도 포함하지 않음이 없고, 작은 것도 빠뜨림이 없소. 단지 몸과 마음, 성품과 생명의 도만 남김없이 발휘하는 것이 아니오. 작게는 세간의 도리 가운데 효도[우애[충실[신의[예절[의리[청렴[수치[] 같은 인륜도, 조금이라도 착한 것이면 빠짐없이 포괄하오.

하지만 오직 연단과 운기에 대해서만은, 우리 불교가 한 글자도 언급하지 않소. 이 사실을 명심하고 깊이 경계할 일이오. 하나는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이 허깨비처럼 허망함을 알라고 가르치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이 진실한 것처럼 잘 보양하라고 가르치고 있소. 여기서 말하는 마음이란, 물론 인연에 따라 생겼다 스러지는 덧없는 마음을 가리키며, 본디 지니고 있는 진실한 마음을 뜻하는 게 아니오.

다시 한 번 강조하겠소. 연단술이 육신의 건강과 수명을 보태는 데 이익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극한 수행 경지에 이르러야 고작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는 데 그치오. 생사윤회를 해탈한다는 것은 꿈속에서나 지껄일 잠꼬대에 불과하오. 이 점을 깊이 명심하기 바라오.

'인광대사가언록. 궁금증 풀고 정견으로 정진하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통력(神通力)  (0) 2022.12.31
비결 전수[秘傳]  (0) 2022.12.31
부계(扶乩)  (1) 2022.12.31
행위의 적정성  (0) 2022.12.31
국가의 부강  (0) 2022.12.31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