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박한 젊은이들은 친구 집에 가게 되면, 으레 안방을 엿보거나, 더러 귀 기울여 몰래 엿듣곤 한다. 그리고 길에서 아름다운 녀자를 만나면, 발걸음을 멈추고 뚫어지게 응시하며, 더러 그 뒤를 미행하여 그 집 앞까지 따라간다. 심지어는 그가 보고들은 것을 동료들에게 지껄이며 희희락락하기도 한다. 이 무슨 심보란 말인가?
거백옥(蘧伯玉: 공자와 비슷한 시대에 현인)은 어둑어둑하여 보는 이가 없다고 행실을 어그러뜨린 적이 없으며, 사마광(司馬光: 1019~1086)은 남한테 말하지 못할 일은 한평생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대낮에 뭇 사람들이 쳐다보는 곳에서, 못된 행실을 자랑스럽게 지껄이면서, 오히려 전혀 이상하지 않게 여긴단 말인가?
이렇게 경박한 놈들은, 품행이 단정한 선비에 끼지 못함은 물론이고, 무형 중에 귀신에 분노를 건드릴 게 틀림없다. 사귀는 친구들 중에 혹시라도 이러한 놈이 있다면, 한시 바삐 교유를 끊고, 절대 그와 더불어 사귀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