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처음 원문으로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잠시 동안 말과 생각을 함께 몽땅 잃어버렸다. 전제 권력에 의해 불알 까인 사마천이 당대 최고의 권력을 둘러싼 질투전의 결말을 너무도 여실하게 생생히 그려 놓은 모습을 보면서, 잠시 뒤에는 온갖 착잡한 생각으로 머리가 멍할 지경이었다. 더 이상 무슨 해석이나 논평이 필요하겠는가? 사실(史實)의 기록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하지 않은가? 태사공(太史公)의 2천여 년 전 마음은 각자의 마음으로 사기(史記)를 통해 직접 느끼고 전해 받는 수밖에!
지난 2월말 처음으로 ‘활어회’를 본 뒤 ‘능지처사’를 떠올리면서, 려태후의 잔인무도한 질투전 승리 장면이 저절로 함께 생각났다. 려태후와 척희부인은 전생에 무슨 악연(惡緣)이 있었길래, 2200년전 그토록 참혹한 질투전을 역사 속에 남겼을까? 그리고 지금 지구상 도처에 있는 회집의 주방장들은 그 많은 물고기들과 또 전생에 어떠한 원한관계가 있었길래, 매일같이 잔인한 능지처사를 아주 태연자약하게 자부심까지 느끼며 즐겨 자행할까? 설마 그렇게 많은 물고기들이 수없이 오랜 과거 전생을 거치면서 사형장의 망나니로서 지금의 주방장들을 능지처사로 죽였던 것은 아니겠지?! 그러면 활어회를 진미별식(珍味別食)으로 즐겨 먹은 우리 일반 사람들은?
예기(禮記) 곡례(曲禮)편에 회자(膾炙)의 진설(陳設) 위치에 관한 언급이 나오고, 맹자(孟子)도 회자가 양고기(羊棗)보다 훨씬 훌륭하다(맛있다)고 인정한 걸 보면, 회자는 정말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즐겨 먹은 게 틀림없다. 어쩌면 어로(漁撈)와 수렵(狩獵)이 시작하고 불과 칼이 등장하면서부터 비롯된 유구한 음식문화의 전통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그와 함께 인간은 다른 동물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사냥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해서, 남의 생산물, 남의 땅, 남의 여자, 남의 노동력을 약탈하여 독점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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