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明)나라 때 전(田) 아무개는 풍채가 뛰어나고 용모가 준수하여, 마을 부녀자들이 수없이 그에게 치근덕거렸다. 그래서 그는 녀자들을 피하기 위해, 부근 남산에 있는 한 절에 들어가 글공부를 하였다. 그러나 절 옆에서도 그를 찾아오는 녀자들이 있었다. 그는 마음 속으로는 잘못인 줄 알면서도, 차마 완전히 끊을 수는 없어 미련(迷戀)을 품고 있었다. 그런데 아주 키가 작은 신(神) 한 분이, 처음에는 꿈속에 자주 보이더니, 나중에는 대낮에도 모습을 나타내어 이렇게 일러주는 것이었다.
“그대는 원래 아주 큰 복덕이 있어서, 관직이 어사(御史)까지 이르러야 마땅할 운수라오. 그런데 화류계(花柳界)에 잔정이 많아, 그 공명(功名)이 깎여 나가 거의 사라지고 없소. 그래서 상제(上帝)께서 특별히 나에게 그대를 감시하도록 명령하셨소. 지금부터라도 과오를 회개하면, 원래 공명을 잃지 않고 회복할 수 있소.”
그래서 그는 철저히 반성참회하고 행실을 고쳤는데, 나중에 과연 과거에 급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