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에 삼보(三寶) 정․기․신(精氣神)
본디 도교(道敎)와 전통 한의학에서는, 정(精)․기(氣)․신(神)을 생명에 삼보(三寶)라고 합니다. 정(精)은 음식물을 먹어 섭취한 영양분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생명에 엑기스, 정수(精粹; 精髓)입니다. 그것이 정력(精力: 체력)으로 나타나고, 종족 번식을 위한 정액(精液)이나 란자(卵子) 또는 경혈(經血)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남녀를 합해서 말할 때는 보통 정혈(精血)이라고 합니다.
이 정혈이 생화학(生化學: 생체 내 화학) 반응을 일으켜 승화하면, 바로 생명 에너지인 원기(元氣: 기운․기력)로 나타납니다. 이는 마치 화력 발전소에서 석유나 석탄(精)을 때서 전기(電氣)를 발생시키고, 좀 더 생동감 있게 비유하자면, 원자력 발전소에 우라늄(精)을 핵분열 시켜 방사능 에너지(氣)를 방출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생명에 전기 에너지는, 신체 각 기관(팔다리, 오장륙부)을 움직이며 체온을 유지하는 열(熱)로 쓰이기도 하고, 사지를 움직여 물리적인 힘(力)으로 바뀌기도 하며, 또 두뇌 세포를 활발히 움직여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정신적 지혜광명인 무형에 빛으로 승화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지혜광명에 빛은 궁극으로 도(道)라고 불리는 절대 진리(眞理)에 광명과 하나가 되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영원한 생명 경지에 들어갑니다.
이러한 생명 에너지에 신비로운 변화(승화) 과정을 흔히 수행(修行) 또는 수양(修養)이라고 부릅니다. 도교에서 가장 상세하고 간명하게 단계별로 표현하는 수행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정혈을 단련하여 원기로 승화하고(煉精化氣), 원기를 단련하여 정신광명으로 승화하며(煉氣化神), 다시 그 정신광명을 단련하여 우주 태허(太虛)로 되돌아간다(煉神還虛).”는 명제입니다. 우리가 흔히 신선(神仙) 되는 비결로 알고 있는 련단술(煉丹術)도, 바로 이러한 수행 과정을 가리킵니다. 우리 몸 안에 깃든 생명 에너지에 원천인 정․기․신으로 단(丹)을 단련하여 허공을 노니는 신선 경지에 드는 것이 진짜 련단술입니다.
불교에서는 이 전 과정을 하나로 뭉뚱그려, 일반 추상적 개념으로 표현합니다. 바로 ‘색즉시공(色卽是空)’입니다. 색은 물질(material) 요소인 정혈(精血)인데, 이 ‘色’을 곧장 정신광명을 통해 ‘허공(空)’과 하나 되게 승화해 버림을 뜻합니다. 이 과정이 이른바 상구보리(上求菩提)하는 수행 단계입니다. 그 반대 구절인 ‘공즉시색(空卽是色)’은, 화엄경 종지(宗旨)이자 불법(佛法)에 핵심 요체인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가리킵니다. 일체 현상세계 삼라만상이, 모두 오직 텅 빈(空) 마음이 부리는 조화(造化)라는 것입니다. 즉, 마음먹은 그대로(空)가 현상 세계(色)로 나토다(化現을 뜻하는 古語)는 뜻입니다. 보통 ‘진공묘유(眞空妙有)’ 또는 ‘공중묘유(空中妙有)’라고도 부릅니다. 텅 빈 허공(空․心) 속에서, 뭔지 모르게 미묘한 존재가 있어(萬有: 色․物) 나온다는 뜻입니다. 자비 광명이 넘치는 정신력(念力)으로 중생을 위해 기도 발원하고, 온갖 선행과 불사(佛事)를 행하는, 이른바 하화중생(下化衆生)하는 보살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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