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장(業障) 해소는 음욕을 참회하여
사람이 살아생전에 밝게 잘 닦으면 신명(神明)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고, 어둡게 잘못 닦으면 음귀(陰鬼)가 되어 지옥에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러한 업장 륜회설(輪廻說)도, 바로 정기신 삼보를 어떻게 닦느냐 하는 마음에 원리일 뿐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나쁜 짓을 하고 해를 끼쳐 상대방에 원한을 사면, 상대방이 내뿜는 어두운 음(陰)에 념력이, 무형 중에 자기 마음과 정신에 간섭파를 일으키게 됩니다. 부정적 나쁜 텔레파시를 발사하는 겁니다. 그 간섭 파동으로 자기 운수가 직접 영향을 받는데, 그걸 불교에서 업장(業障)이라고 합니다. 남들 손가락질을 받고도 잘되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물며 이를 부득부득 간다면 오죽하겠습니까?
불경에 보면, 세상에는 두 종류 건아(健兒: 착하고 훌륭한 사람)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아예 죄를 짓지 않는 사람이고, 둘째는 죄를 지은 뒤 곧바로 회개(悔改)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헌데 부처님 당시에도 세상은 오탁악세(五濁惡世)였고, 예수님 당시에도 세상은 말세(末世)였답니다. 하물며 요즘 세상이야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기독교 원죄(原罪) 의식이나 불교 업장(業障) 리론(理論)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요즘 보고 듣고 맛보고 움직이는 게 모두 잘못(죄) 아님이 없는 요지경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옷도 희고 깨끗한 게 쉽게 때를 타듯이, 사람도 착하고 순수한 마음이 눈에 띄게 죄악에 물들기 쉽습니다. 예수님도 간음한 녀인에게 돌팔매질하려던 군중에게, “어느 누구 양심이 깨끗한 자 있거든 먼저 돌을 던지라”고 말씀하셨답니다. 요즘 세상에 알게 모르게, 몸(행동)과 입(말)과 뜻(생각)으로 간음에 죄악을 짓지 않은 이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 글을 번역한 뜻은, 바로 저부터 시작하여, 이 시대와 앞날에 인연 있는 모든 분들이, 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몸(身)과 입(口)과 뜻(意)으로 저지른 음욕에 죄악을 진심으로 통절(痛切)이 참회하고, 앞으로는 정신 바짝 차려 조심하고 다시는 사음(邪淫)에 늪에 빠지지 않으며, 부부간 애정도 적절히 자제하면 좋겠다고 발원해서 입니다.
고등학교 때, 연세 지긋하시고 힘아대기(기운) 별로 없어 보이시던 국민륜리 선생님께서, 자위(手淫) 행위를 하면 해롭다는 자비로운 훈계를 주셨던 기억이 뚜렷합니다. 그때 철부지들이 그 심오한 가르침이나 자상한 마음을 알 리가 있었겠습니까? 지금 생각하면, 그 한 마디 말씀이야말로 그 어느 보약과 비방(秘方)보다 훨씬 훌륭한 불로장생에 만병 예방약이었는데, 마음에 귀가 열리지 않고 지혜에 눈이 뜨이지 않았던 미욱한 중생이 당시에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 생각할수록 참으로 안타깝고 비통한 일입니다.
그때 그 선생님께서 좀 더 분명하고 확실하게, 힘주어 강조하시고 일깨워 주셨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탄식과 회한(悔恨)마저 들 정도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과 어조만큼, 또 인광대사(印光大師)께서 설법하시는 정도로 말입니다.
제가 이 책을 번역하는 연유(緣由)와 동기가 또한 여기에 있습니다. 좀 더 확실하고 분명하며 자세한 훈계를, 누구나 볼 수 있는 글로 소개한다면, 적어도 저처럼 뒤늦게 탄식하고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저더러 참회와 보속(補贖)으로 이 책을 번역하라고, 일찌감치 골수에 사무치게끔 그토록 막대한 시행착오를 겪는 악연(惡緣)을 베풀어주신 게 아닌가 생각하며, 스스로 위안을 삼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이렇게 이끌어주신 하늘(님) 뜻과 부처님 자비에, 오히려 지극한 마음으로 감사와 찬탄을 드려야 맞겠습니다. 아무쪼록 이 책이 세상에 널리 퍼져서 모든 사람이 읽고 따르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이 책이 고리타분하고 터무니없는 미신 같다는 선입견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리려고, 다소 장황한 글을 적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하해 같이 량해(諒解)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이 글(원고) 본문을 타자해 준 조카 황지연(黃智燕)님, 옮긴이 말을 타자해 준 대섭(大涉) 동학, 그리고 건전한 성 인륜문화를 보급하자는 계몽 정신에 적극 호응하고 수희찬탄(隨喜贊歎)하여 법보시판을 실비로 인쇄․출판해 준 전남대출판부와 출판과정에서 수고하신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02년 임오년(壬午年) 새봄 빛고을 룡봉대(龍鳳臺)에서
옮긴이 보적(寶積) 거사 공경합장
이 글은 초판에서 맨 뒤에 실었는데, 원본을 번역한 글이 좀 예스럽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관계로, 독자들에 친근감과 관심을 끌기 위한 방편에서, 재판에서는 현대어감으로 풀어쓴 이 글을 맨 앞으로 자리바꿈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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