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吳)지방에 아무개 공자(某公子)는 한 과부를 간음하려고, 자기에 계 친구(契友)와 함께 일을 꾸몄다. 그 친구가 계획을 모두 세워 며칟날에 함께 가기로 약속하였다. 기약한 날이 되었을 때, 그 아버지 꿈에 불그스레한 비단 옷을 입은 신(神)이 나타나 이렇게 일러주는 것이었다.
“그대 아들은 본디 갑과(甲科)에 급제할 운이었는데, 못된 심술(心術)을 부려, 과거 명단에서 완전히 지워버렸다. 그리고 아들 친구 아무개는 본디 가난하고 미천한데다가, 다시 남에게 착하지 못한 음모(陰謀)를 꾸몄으니, 그에 창자를 마디마디 잘라버려야 마땅하다.”
아버지는 깜짝 놀라 꿈에서 깨어난 즉시, 아들이 공부하는 학관(學館)으로 달려갔다. 과연 아들에 친구는 이미 배가 몹시 아파 울부짖더니 금세 죽어 버렸다. 그리고 자기 아들은 점점 미쳐 날뛰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머리를 풀어헤치고 저자 거리를 쏘다녔는데, 끝내 제 정신을 찾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