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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연기緣起 및 감회

새 책 소개. 고행두타 묘림스님 구도기

by 明鏡止水 淵靜老人 2023. 1. 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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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림(墓林: 무린) 스님 구도 수행 이야기는 참 설화 같고, 불경에 나오는 부처님 전생 보살 수행담 같다. 두타고행은 부처님 당시?두타제일 가섭迦葉?못지않고, 청정지계는?우파리優波離 존자?에 손색없으며, 광대한 원력은 지장보살님을 떠올린다. 31배 오대산 순례에서 문수보살을 만난 이야기는 옛 고승전이나 청량산지에 실린 숱한 기록들과 아주 흡사하다.

현대에도 이런 수행인이 있다니, 참으로 믿기지 않을 법하다. 하긴 요즘?과학?이란 미명 아래, 불경에 실린 온갖 미묘한 신통법력이 죄다 신화나 설화 아니면 상징적 비유나 심지어 미신으로 치부되는 세상이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불교전공학자나 심지어 스님들조차 대부분 그런?불신不信?과 회의 속에 빠져 있다!

부처님과 대도정법과 성승聖僧의 삼보를 믿는다는 불교와 불자들이, 불경도 안 믿고 부처님 말씀도 못 믿으면 과연 뭘 믿는다는 건지, 도대체 오리무중 알 수 없는 말법 세상이다.

과연 그래서 이묘림스님필기본이 나와 퍼진 뒤로, 중국에서, 그것도 정토염불법문 수행자 사이에서, 이단과 사이비 논란이 제법 시끄럽게 일기도 한 모양이다. 도고마성道高魔盛이니, 당연한 현상이겠지만, 문제는 시비선악이 아주 전도顚倒 말법시대라, 청정한 정상正常이 오히려 비정상 사이비 이단으로 내몰리는 세태가 부지기수다.

실제로 20년 전쯤, 독일 쾰른대학 교정을 보금자리 삼아 집과 처자식과 돈도 없이 완전 두타고행 탁발걸식 수행하는 페터 노이야르가 한국에 초대받아 왔을 적에, 그 유명한 승보종찰 송광사 학인스님들과 마련한 법담 자리에서도 날선 비판적 질의로 일관했던 적도 있었다.

과연 로자 말씀대로, 대도大道는 평범한 중생들한테 크게 회의와 불신과 비판을 받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가 보다. 더러는 부끄러운 자기 양심을 덮어 감추느라, 순전히 자기보존본능과 보호심리에서 청정한 정상을 감히 헐뜯고 비판공격하는 걸까?

묘림(墓林: 무린) 스님 이야기를 처음 접한 것은 아마도 불광출판사에서 펴낸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에 실린 짤막한 소개였나 보다. 그 뒤로 학교 일과 세속 법학 연구 및 강의에 묻혀 잊고 지냈는데, 4년 전인 2015년 봄 관정寬淨 법사 일대기와 인연담을 취재채록하러 전국을 순방하던 보정普淨 거사 서길수 박사를 면담하는 자리에서, 처음 만난 대성(大成: 근래?대선大善?으로 법명을 바꿈) 스님이 다시 인연에 다리를 놓아 주었다.

대선 스님은, 필자가 2000화두 놓고 염불하세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한인광대사가언록印光大師嘉言錄을 읽은 인연으로, 전남대 교수로 부임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당시 영광 불갑사에 안거하며 서신으로 필자한테 염불법문에 대해 수희찬탄 및 고견을 보내와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 뒤 이따금씩 서신 왕래는 있었지만, 직접 면담은 10년이 훨씬 지나서야 딱 한 번 이뤄졌다. 대성 스님은 필자처럼 정토염불 법문과 인연이 아주 깊으신지, 관정寬淨 법사님과도 깊은 사제師弟 인연을 맺고, 등공騰功 굉성宏成이란 법명도 받은 분이다.

헌데, 관정 법사님 입적 후에 중공 대륙에 기라성처럼 새로 나타난 묘림墓林 스님의 호흡오음념불을, 대성 스님이 근기와 인연이 맞았는지 심취하여 수행하는 모양이다. 스님은 필자를 처음 만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보기 쉽게 큰 글자로 타자된고행두타묘림승필기본苦行頭陀墓林僧筆記本복사본을 보내왔다.

그 법문과 오음념불 CD를 함께 나한테도 보내주며, 한번 정독하고 염불소리도 듣고 따라서 해보라고 권청했다. 게다가 구도기 필기본과 수륙水陸 문답법문을 한글로 번역해 소개하도록 은근히 강력하게 권청해왔다. 나중에는 임실 상이암에 머물면서 극락세계 아미타삼존불 그림 사진본을 2부나 보내왔다.

감동스런 구도기求道記는 정말 아주 감명 깊고 흥미진진하게 봉독했다. 그리고 오음념불 CD는 들어보니 괜찮아서 수시로 틀어놓고 이근공덕을 쌓으며, 108배할 적에는 큰소리로 따라 염불하여 제법 친근해졌다. 그러나 번역은 선뜻 착수하기 어려웠다.

세속 학교에 몸을 담고 있는 인연으로, 아직은 마음과 기력을 쏟아야할 직책이 있는지라, 그 동안 연구과제로 여러 편 학술논문을 발표하고,법 없이도 잘사는 법,포청천과 청렴정직 문화,제갈량 평전을 해마다 1권씩 저술해 출판하느라, 번역 권청에 부응할 겨를과 여력이 도저히 나질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大善 스님이 오래 동안 참고 지켜보면서 끈질기게 관심 갖고 호념하며 권청을 되풀이해준 공덕인연으로, 2017년 가을학기에 번역할 마음을 내고 구체로 착수했다. 이번엔 전혀 색다른 방법을 처음 모색해보기로 했다.

연로하신 자친께 묘림스님 구도기 내용을 한글로 번역해 들려 드리면서 녹음을 했다. 그리고 근로장학생한테 녹취를 부탁했다. 어머니도 들어서 이근耳根 공덕을 얻을 수 있고, 비록 용돈이 주목적이라 신청한 어린(?) 젊은 학생이지만, 어쨌든 녹취하느라 정신 집중해 듣고 타자하며 역시 적지 않은 훈습이 될 테니, 이른바 1 3조는 될 성 싶었다.

필기본 구도기만 두 학생한테 나눠 녹취를 시켰는데, 전반부는 그래도 좀 나은 편인데 후반부는 많이 엉성했다. 더구나 불교 개념도 거의 없어서 용어도 모르고 녹취했으니, 내가 세심히 손질하여 1차 교정타자를 시켜 또 다른 학습까지 시켰다. 차라리 직접 번역 타자하는 편이 시간이나 정신기력이나 훨씬 절약되고 효율적임을 실감했다. 그래도 거친 구술번역이지만, 그 녹음을 통해 적어도 3인은 법문을 들었으니, 함께 나눈 공덕은 작지 않으리라 기대한다. 그러한 녹취 인연으로 전반부는 비교적 구어체를 많이 살려 손질했다.

필기본 후반부인 수륙 문답법문은 작년 가을부터 필자가 틈틈이 직접 타자하며 번역했다. 마침내 대선 스님의 끈질기고 집요한 권청 인연 공덕으로, 지난 겨울제갈량 평전을 집필해 마치면서, 이번 번역불사도 함께 완공完功하기로 하고 마지막 박차를 가했다.

겨울방학과 설에도 서울 자친께 한 번도 찾아뵙지 않고 열심히 정진했더니, 두 책과 논문 두 편은 원만히 마무리하게 되었으나, 최근 막판에 노모가 아들 기다리던 정을 이기지 못해 끝내 병마病魔에 사로잡혀 사경死境을 헤맬 정도로 극심한 고통에 신음해, 도고마성道高魔盛 현신설법現身說法을 실감했다.

간교한 악마는 언제나 도업을 방해하려고 수행자에 가장 취약한 인정人情의 급소를 능수능란하게 적확히 찌르는 기막힌 탁월함을 자랑한다. 이 또한 원한업장 해소하는 인과응보로 여기고, 불보살님께 감사와 수희찬탄을 봉헌해야 하리라!

구도기 법문 내용과 묘림 스님에 관한 이야기도 좀 부연 소개할까 생각했으나, 분량도 어지간히 안성맞춤이고, 필자 기력과 시간도 여유가 없어, 충실한 원문 번역에 역주 해설만 약간 곁들여 펴내기로 한다. 당초에는, 전파보급의 최대화를 꾀하기 위하여, 법공양과 함께?시판?도 병행해 양동작전을 펼칠까 고려했으나, 묘림 스님 필기본 원본의 유통 방식을 존중하고 대선 스님 권유에 따라, 순전純全히 비매품 법보시 판본으로 발행하기로 했다.

다행히 <삼보제자>에서 이러한 취지에 적극 공감하고 수희 동참해 출판해준다니, 이 모두 불법승 삼보의 자비광명 가피로 여겨진다. 따라서 초판 발행 직후, 번역본을 PDF 전자책으로 제작해, 삼보제자 홈페이지와 필자의 블로그, 여러 불교염불 카페 등을 통해 무상으로 완전 공개 배포하기로 했다.

초판 법공양판 발행비용도 대부분 대선 스님이 적극 마련해 선뜻 내셨고, 일부는불가록법공양 인연과 누이 보시로 보충했다. 이번 번역불사를 원만히 회향하도록, 가히 물심양면으로 온전히 지지해주신 대선 스님 자비심에 감사와 수희찬탄을 바친다.

참고로, 묘림墓林 스님 관련 사진이나 글들은, 중국 누리망(인터넷)?백도(百度:baidu)?에 들어가?墓林?으로 검색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自古英賢多困窮 예로부터 영웅현인 곤궁함 많으니

天策神勵頓變通 하늘과 신명이 책려해 단박에 변통시키심이네,

人情疏薄道情深 인정이 소박할 적에 구도 감정 깊어지니

飢寒逼迫菩提熟 춥고 배고픔 핍박할 제 보리도 무르익지.

金笠失意流浪時 김삿갓 실의하여 온 나라 유랑할 때

討乞三十五十飯 설운 밥 쉰 밥 빌어먹고 다녔고,

鏡虛覺道不遇際 경허대사 도 깨닫고도 불우할 제

歸謫三水甲山仙 삼수갑산 귀향하듯 귀양신선 되었지.

試看古今豪傑跡 예나 지금 호걸 자취 한번 살펴 보세나.

誰能避免苦難行 누가 고난 수행 피해 모면했던가?

萬古不變眞理兮 만고에 변치 않는 진리시여!

眞金不怕火煉成 진짜 황금은 불속 단련완성 두렵지 않다네!

若君確知苦聖諦 만약 그대가 괴로움 진리 확실히 안다면,

識破其因明集諦 그 원인 알아차려 고집 진리 분명해져

速求寂滅涅槃樂 얼른 속히 적멸 열반 즐거움 찾아 구해

勤修八正出離道 윤회고해 벗어날 여덟 올바른 길 부지런히 닦세!

衆生造業受苦生 중생은 악업 지어 괴로운 삶 받고,

被業輪廻六道苦 악업에 얽혀 여섯 갈래 괴로운 길 윤회하나,

菩薩苦行消業障 보살은 스스로 괴롭게 수행해 업장 녹이고,

能轉法輪增佛光 진리 바퀴 굴려 부처님 빛 크게 밝히시네.

苦行頭陀墓林僧 두타 고행하시는 묘림 스님,

五體投地巡禮行 온몸 땅바닥에 내던지는 순례길,

朝四聖山佛菩薩 네 거룩한 산 불보살님께 예배하며,

造福衆生興念佛 중생 위해 복덕 지어 염불 일으키시네!

頭陀苦行同迦葉 두타 고행하심은 가섭과 흡사하며

持戒淸淨如波離 지계 청정하심은 우파리 존자 같고

願力廣大慕地藏 원력 광대하심은 지장보살 흠모하며

弘布念佛從印光 념불 널리 홍포해 인광대사 뒤잇네!

 

끝으로, 이 번역 및 법공양 공덕으로, 이 법문을 접하고 전하는 인연 있는 분마다 정토법문에 신심과 환희심으로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염불수행에 열심히 정진하여, 불보살님 자비광명 가피력으로 모두 해원소업解怨消業 리고득락離苦得樂하고, 임종에 안상安祥히 극락정토 왕생하시길 기원하옵니다.

 

2019.3.30. 己亥年 이월 스무나흘 관음재일.

빛뫼 寶積 공경합장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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