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정에 불길이 타오르면, 정기(精氣)와 골수(骨髓)가 쉽게 말라버려, 총명을 덮어 가리고 사려(思慮)를 위축시킨다. 그래서 제아무리 재주 있고 유능한 사람이라도, 몇 년이 채 안 되어 쓸모없는 폐인이 되고, 점차 고질병이 들고 만다. 꼭 항상 녀색을 가까이해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혼자 있을 때 한순간 사(邪)된 사념(思念)을 잘못 굴리기만 해도, 생명을 해치고 잃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래서 손진인(孫眞人)-주1) 이 이렇게 말했다.
“텅 빈(부질없는) 양기(陽氣: 정력)가 발동하도록 유인하지 말지어다. 정력이 말라버려 얼굴이 시들해지고, 온갖 질병이 침입한다.(莫引動發陽, 精竭枯百病)”
주1) 손진인(孫眞人: 581~682): 본명은 손사막(孫思邈)으로, 당(唐)나라 때 유명한 의사. [천금요방(千金要方)]과 [천금익방(千金翼方)]을 지어, 부녀자와 어린이 질병을 맨 처음에 다룸. 신선 경지에 들어 103세까지 장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