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 『안사전서(安士全書)』는, 세상을 일깨우고 중생을 이끄는, 지극히 선량하고 아름다운 책이오. 고금을 넘나들며 도와 덕을 담론하는데, 말은 간단하면서 함축적이고, 이치는 심오하면서 뚜렷이 드러나고 있소. 사적을 인용함에 증거가 적확하고, 의론을 펼침에 그 연원을 깊이 통찰하고 있소.
진실로 집안 대대로 전할 보배이며, 널리 강론하여 펼칠 기서(奇書)라오. 구절구절마다 모두 부처님과 조사들의 심법(心法)이고, 또한 성현의 도맥(道脈)을 잇고 있소. 세상을 정화하고 백성을 교화할 요긴한 도이며, 앞을 밝히고 뒤를 지탱할 신비의 방편이오.
만약 이에 따라 수행하기만 하면, 성현의 뒤를 이어 생사고해를 해탈할 것이, 보관증(자기앞수표)을 가지고 자기 물건(현금)을 찾듯이 확실하오. 세상에서 보통 널리 유통하고 있는 온갖 다른 선서(善書)에 비교하면, 어찌 산과 언덕이나 바다와 개울의 차이밖에 안 나겠소?
안사(安士) 선생은 성이 주(周)씨이고, 이름은 몽안(夢顔)이며, 또 다른 이름은 사인(思仁)이오. 강소(江蘇) 곤산(山) 출신의 서생으로, 유불선 삼교의 경전에 해박하게 통달하고, 염불 법문을 깊이 믿었소. 약관(弱冠: 스무 살)에 국학(國學)에 들어갔으나, 곧 벼슬길을 저버리고 보리심을 내어, 저술로 중생을 일깨우기로 발원하였소.
이 백성들을 먼저 죄악이 없는 경지로 이끈 다음, 생사고해를 벗어나도록 인도하였소. 그래서 살생 금지의 책을 써서 ‘만선선자(萬善先資: 온갖 선행의 우선 밑천)’라 이름 붙이고, 사음 금지의 책을 써서 ‘욕해회광(欲海回狂: 욕망의 바다에서 미친 짓을 되돌이킴)’이라고 붙였소. 왜냐하면 중생이 이 두 가지로 말미암아 죄악을 가장 많이 저지르고, 개과천선 또한 이 두 가지가 가장 요긴하기 때문이오.
또 『음질문광의(陰騭文廣義)』를 지어, 사람들에게 모든 사물과 법에서 징계도 삼고 법도도 삼을 수 있도록 하였소. 비평과 변론이 정밀하고 미묘하며 통찰력이 뛰어나, 황제나 공신(功臣)이라고 일컬을 만하오. 교훈을 전하겠다는 마음을 철저하게 드러내어, 통째로 고스란히 갖다 바친 것이오. 만고의 위로나 천추의 아래로나, 교훈을 드리우는 사람이나 교훈을 받는 사람이나, 양자 모두 전혀 유감이 없을 정도라오.
그는 기발한 재주와 미묘한 깨달음으로, 부처님과 조사들과 성현들의 그윽하고 오묘한 이치를 캐내어, 세간의 사적과 문자로 훌륭하게 표현했소. 그래서 우아한 군자나 통속적인 소인이나 함께 볼 수 있고, 지혜로운 사람이나 어리석은 사람이나 똑같이 이해할 수 있다오.
또 그는 수행 법문 가운데 오직 정토 법문이 가장 요긴하고 절실한 줄 알았소. 그래서 『서귀직지(西歸直指: 서방 정토 돌아가는 길을 곧장 가리킴)』라는 책을 지어, 염불로 생사 대사를 끝마치고 극락왕생하는 길을 밝혔소. 공덕을 쌓고 선행만 닦아서는, 단지 인간과 천상의 복록을 누리는 데 그치오. 그 복록이 다하면, 다시 타락할 것이오. 오직 염불로 극락왕생하는 것만이, 바로 보살의 지위에 올라 틀림없이 불도를 성취하는 지름길임을 잘 알았다오.
앞의 세 가지 책은, 비록 사람들에게 세간의 선행을 닦으라고 가르치지만, 또한 생사 해탈의 방법도 겸비한 글이오. 반면 『서귀직지』 한 가지는, 비록 사람들에게 생사해탈의 길을 가르치지만, 또한 모름지기 세간의 선행을 힘써 행해야, 진실로 거사의 몸을 나토어 설법하여 중생을 제도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소. 그를 일컬어, 보살이 세상에 내려오신 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나는 믿지 않겠소.